(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이달 들어 연기금이 만기 1년 안쪽의 금융채를 유통시장에서 매도하는 모습이 계속 관측되고 있다.

시장에선 이와 관련해 일부 연기금이 연말 장부정리를 앞두고 다른 투자자산에서 난 손실을 메우기 위해 금융채 매도에 나섰다는 진단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연기금은 2019년 3월과 8월 만기 산업금융채권(산업금융채권)을 유통시장에서 각각 60억 원과 199억 원 규모로 매도했다.

또 같은 해 11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산금채 두 종류도 각각 302억 원과 100억 원어치 내다 팔았다.

총 매도액은 661억 원 규모로 내년 3월 만기물은 1.949%, 8월 만기물은 1.960%, 11월 만기물 두 종류는 1.990%와 2.000%에 거래가 체결됐다.

연기금은 거래일 기준으로 하루 전인 지난 16일에는 2019년 11월 만기 산금채를 808억 원어치 매도했다.

이 채권은 2014년 11월 발행된 것으로 민평 대비 0.5bp 낮은 1.990%에 거래됐다.

이에 앞서 연기금은 지난 7일에는 2019년 6월 만기 산금채 두 종류와 같은 해 11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산금채 세 종류를 모두 합해 2천613억 원 규모로 매도했다.

또 이달 5일에는 2019년 3월 만기 농업금융채권(농금채) 두 종목과 같은 해 12월 만기 농금채 한 종목을 총 2천1억 원어치 내다 팔았다.

자산운용업계에선 연기금이 금융채를 만기를 1년 이내로 남겨놓고 매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은 데 주목해 대형 연기금이 연말을 앞두고 장부상 손실을 상쇄하거나 축소하기 위해 보유 채권 중 일부를 시중에 내놨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연기금은 통상 금융기관이 발행한 이표채를 이자 수익 확보 목적으로 만기까지 보유한다.

연기금 운용역은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천억 원 이상의 매물이 나온 것에 비해선 규모가 줄었지만, 지난주 후반과 이번 주 초반에도 통상 만기까지 보유하는 금융채가 작지 않은 규모로 시중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운용역은 "매물 규모에 커서 눈에 띄는 날 외에도 이달 들어 연기금이 100억 원 안팎 규모로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금융채를 매도하는 모습이 계속 관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물이 한두 개 기관에서 집중적으로 나오는 것이라면 해당 연기금이 주식 또는 다른 자산에 투자해 난 손실을 메우려는 시도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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