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연말을 잇달아 앞두고 서울채권시장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21일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연말을 앞두고 있지만, 금통위가 끝난 후 본격적으로 딜링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들은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면 당분간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연초 대비 채권금리는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은 2.119%에서 1.940%로 17.9bp 내렸다. 5년물은 연초 대비 29.3bp, 10년물은 28.3bp 낮아졌고, 30년물은 35.7bp 빠졌다.

채권을 담고 있는 기관은 모두 수익이 났다는 의미다.

하지만 채권시장 분위기는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올해 중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시그널이 유지되면서 채권시장은 그 시기를 계속 가늠해왔다.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채권 포지션을 늘리기도 쉽지 않았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공통된 애로사항이었다.

채권 포지션을 늘리고 싶어도 임원을 설득하는 게 어려웠을뿐더러, 채권시장 내부에서도 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견해차가 크게 엇갈렸던 탓이다.

채권금리는 한은의 금리 인상 우려와 대외 변수에 휘둘리면서 연중 금리가 크게 튀어 오르기도 했다.

지난 5월, 이주열 총재 연임과 미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국고채 3년물은 2.3%, 10년물은 2.8% 수준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올해 내내 제대로 된 딜링을 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금통위가 끝난 12월을 딜링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관은 이미 얻은 이익을 확정하기 위해 포지션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지만, 12월 중 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에는 채권시장이 대체로 동의하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금리를 한번 인상하면 추가인상 여부는 현재 시점에서는 힘들다는 인식이 크다"며 "캐리장이 나타난다고 생각하면 금리가 상승할 때 채권을 매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금리 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며 "한국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당분간 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인식이 커서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더 빠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채권 딜러는 "금통위가 끝나도 12월 미국 금리 인상이 있어서 포지션을 잡기가 쉽지는 않다"며 "연말마다 크레딧이 벌어졌는데, 수년간 경험에 의하면 금리는 오를 때가 매수 타이밍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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