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허인 KB국민은행장에게 지난 1년은 '기관영업'에 올인한 시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난히 지방자치단체 금고 은행 입찰 경쟁이 치열했던 올해, 국민은행은 서울시 세 곳의 구금고를 따냈다. 지방에서도 꽤 성과를 냈다.

'영업통'이라는 그간의 명성을 그대로 보여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취임 1년을 맞은 허 행장은 21일 "지자체 시장은 트랙 레코드가 부족한 만큼 앞으로도 이 시장에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무조건 출연금으로 경쟁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용인되지 않는 만큼 해당 지역의 고객에게 어떤 편의성을 줄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도 담당 직원들의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하지만 무조건 고객을 모셔오는 게 능사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허 행장은 평소 영업부서 직원들에게도 무리한 영업을 하지 말라고 강조해왔다. 단순한 경쟁 구도에 초점을 맞추면 영업 대상인 고객을 위한 영업을 할 수 없어서다.

지난해 있었던 인천국제공항 제2 여객터미널 은행·환전소 사업자 선정 입찰이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은 신한ㆍ우리ㆍKEB하나은행에 사업권을 내줬지만, 내부에서 아쉬워하는 분위기는 크지 않았다. 입찰금만 놓고 봐도 신한은행의 반밖에 적어내지 않았었다.

허 행장은 "우리 이익에 부합될 때만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무조건 따내야 한다는 목적의식만으로 무리한 입찰은 하지 않는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최근 은행권 기관영업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진 데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영업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게 영업통 행장의 가장 큰 원칙이다.

그는 "영업은 고객을 중심에 두고 설득하는 일"이라며 "승부를 떠나 필요할 땐 과감하게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B 사태'를 겪은 후 3년 만에 부활한 행장직에 그를 선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당시 그를 '변화와 혁신의 리더'라고 평가했다.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고 조직을 더 젊게 탈바꿈하는데도 허 행장이 적임자라고 언급했다.

올해 3분기 기준 국민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93억 원. 신한은행과의 격차는 지난해보다 더 벌어졌다.

허 행장은 "앞으로의 영업에서는 새로운 고객을 모셔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지나치기보단 국민은행의 전략과 방향에 맞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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