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내 증시가 지난 10월 급락 장세에 이어 11월에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채 몸을 움츠리고 있다. 이달 중순 이후 외국인이 대거 매도에 나서는 등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연말 장세에 대한 비관론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22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1.39%, 코스닥은 1.66% 급락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거래일째 순매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도 1천488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지난 7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원 넘게 주식을 팔았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 매수세는 부진했다.

지난 14일, 16일과 19일 각각 45억원, 646억원, 471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매수세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았다.

이날 개인은 외국인과 달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986억원, 637억원 어치의 순매수를 보였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451억원 순매수, 코스닥에서는 454억원 어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9시57분 기준 외국인 순매도가 집중되는 상위 종목(수량 기준)은 KD건설, 삼성전자, 디에스티로봇, 아주IB투자, 우리종금, 지엔코, 흥아해운, 헝셩그룹, SK하이닉스 등이다.

금액기준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SK텔레콤, 삼성SDI, 현대차 KB금융 등이 주로 상위 매도 종목을 차지했다.

미국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한데다 삼성바이로직스 우려까지 가중되면서 증시 투자심리는 점점 안전자산선호로 기우는 양상이다.

미국 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한 여파는 증시를 더욱 위축시켰다.

유가 급락의 충격도 만만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슈끄지 사건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원유 감산 가능성이 줄었고, 국제유가(WTI)는 배럴당 53.43달러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급락했다.

증시 투자자의 시선은 이달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있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만남에 쏠려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지난 1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공동성명 불발을 두고 상대방을 비난하고 있어 미중 무역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올해 연말까지 증시 전망은 비관적인 쪽으로 기울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10월 '셀오프' 충격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대외 악재들이 산재해 있는 상황이어서 올해는 보수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11월말에야 미중 무역분쟁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미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도 경기 선행보다 데이터 중심으로 후행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12월 미국 금리인상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증시가 올해는 탄력적으로 반등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1분기까지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연초까지는 글로벌 경기의 둔화 국면이 이어질 것이며, 원화가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 확대 등을 반영하며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KOSPI는 1분기 추가로 조정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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