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최종 부도를 맞으며, 해당 ABCP에 투자한 증권사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투자 기관들은 4분기 중 추가 상각 가능성도 열어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가 금정제십이차 ABCP의 최종 디폴트와 관련해 추가 상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투자자 중에는 지난 5월 크로스디폴트 가능성이 생기면서 100% 상각한 곳도 있지만, 일부만 상각 처리한 곳이 다수였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금정제십이차라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CERCG가 지급 보증한 CERCG캐피탈의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ABCP 1천645억원을 발행했다.

그러나 기초자산인 회사채가 만기일인 이달 8일에 상환되지 않으면서 금정제십이차의 ABCP도 부도 처리됐다. 지난 13일에는 금정제십이차의 당좌거래도 정지됐다.

해당 ABCP에는 현대차증권이 500억원, BNK투자증권 200억원, KB증권 200억원, 유안타증권 150억원, 신영증권이 100억원을 투자했다. 또한, 펀드와 신탁 등을 통해 KTB자산운용 200억원, 부산은행 200억원, 골든브릿지자산운용 60억원, 하나은행이 35억원을 매입했다.

KB증권은 관련 익스포저에 대해 100% 상각처리한 상태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전체의 45%인 225억원을 손실 처리한 데 이어, 4분기 중 반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3분의 2를 상각 처리했는데, 4분기 추가 상각 여부는 아직 유동적이다.

KTB자산운용과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은 보유 자산의 80%를 상각했는데, 펀드에 남은 20%의 상각처리는 회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천천히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들이 대규모 손실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소송전도 치열하다. (연합인포맥스가 11월 22일 15시 20분에 송고한 '中 ABCP 디폴트에 채권단 한화·이베스트證 상대 줄소송' 기사 참고)

최종 부도가 확정된 이후 한화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상대로 한 소송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증권과 BNK투자증권 등이 주관사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증권사들이 소송 제기 여부와 대응책을 여전히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디폴트 결과에 따른 공정가치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필요하면 회계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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