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국민연금이 외화자산에 대한 완전 환 오픈을 하기로 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그간 공단이 환 헤지 비율을 어떻게 변경해 왔는지에 자산운용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행단계를 거쳐 기존에 해외주식과 해외대체투자, 해외채권을 대상으로 단행하던 환 헤지의 비율을 올해 말까지 0%로 변경할 계획이다.

공단은 지난 2014년 말 해외주식과 해외대체투자 자산에 대해선 완전 환 오픈을 했고, 해외채권은 2017년에 목표 환 헤지 비율을 100%에서 50%로 낮춘 데 이어 올해 0%로 조정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2007년 해외주식과 해외대체투자는 통화스와프 또는 외환스와프를 통해 투자원금 전액을, 해외채권은 통화스와프를 통해 원리금 전액을 헤지하는 내용의 환 헤지 정책을 수립했다.

해외주식의 환 헤지 비율은 2008년 70%였으나 금융위기로 90%까지 상향조정됐고, 이후 다시 단계적으로 감소해 2014년에는 완전 환 노출을 시행했다.

해외대체투자는 2008년 100% 환 헤지했지만 해외주식과 같이 헤지 비율이 점차 낮아져 2014년 환 헤지 비율이 0%로 낮아졌다.

해외채권은 안정적으로 이자 수익을 확보해야 하는 자산의 성격상 2016년까지 환 헤지 비율을 100%로 가져가다 2017~2018년 이행단계를 거쳐 올해 말 완전 환 노출을 실시한다.

올해 7월 말 현재 국민연금 해외채권 헤지 대상 금액은 총 221억4천만 달러로, 이중 국민연금은 20.9%인 46억3천만 달러만 환 헤지한 상태다.

환 오픈 전략은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때는 불리한 측면이 있지만, 반대로 상승할 때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달러-원 환율이 연초 1,206.00원에서 연말 1,070.50원으로 하락한 2017년에 국민연금의 달러 기준 해외투자 수익률은 19.65%, 환 헤지 전 원화 기준 수익률은 5.76%로 집계됐다.

환 헤지 효과 1.43%를 고려한 헤지 후 원화 기준 최종 해외투자 수익률은 7.19%로, 공단은 작년에 12.47%포인트의 해외투자 환 손실을 봤다.

반면 달러-원 환율이 1,066.00원에서 전 거래일 기준 1,131.80원으로 상승한 올해 같은 경우는 상반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국민연금이 환율 변동에 따른 단기적인 환 손실 가능성과 이에 따른 외부 감사 기관과 언론의 비판 가능성에도 환 오픈을 단행하는 것은 해외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해외에서 난 수익을 현지에서 픽스하고 재투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원화 가치의 장기적이고 추세적인 절상 상황을 고려할 때 근본적인 환위험 관리 대책 수립이 어렵다는 점도 해외자산에 대한 환 노출을 시행하게 된 배경으로 거론된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외환 익스포저 관리 정책의 장기적 성과와 운영 효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실적을 축적해야 한다"며 "장기적 관점에 기반을 둬 설정된 국민연금의 외환관리 정책을 충분히 설명하고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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