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상경의 외환이야기(9)
<기고>김상경의 외환이야기(9)
  • 승인 2012.11.0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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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태동기였던 1979년에 '최초의 여성 외환딜러'로 출발한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이 33년간 외환시장에서 겪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초보자도, 베테랑도 자신 있게 속단할 수 없는 외환시장, 그만큼 도전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매주 목요일 김상경의 외환이야기를 통해 외환딜러들의 삶과 알토란 같은 외환지식을 만나면서 '아는 사람만 알던' FX시장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는 정보는 끊임없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이렇게 많은 정보를 이용해 트레이딩에 임할지 정말 혼란스럽다. 기술적 분석을 선호하는 이유도 이렇게 많은 정보를 전부 활용해 트레이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술적 분석 분야 역시 너무나 방대해 이와 관련한 책만 해도 수백권이 넘을 것이다. 그러나 외환시장에서 트레이드할 때 기술적 분석을 이용한 트레이드 방법을 무시할 수 없는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기술적 분석

기술적 분석은 과거의 데이터들을 토대로 통계학적인 관점에서 미래의 시장가격을 예측하려는 분석방법이다. '기술적 분석'이라고 해서 어떤 일정한 공식에 의해 트레이드를 하게 되면 언제나 성공하는 방법으로 비춰질 수 있겠으나 이것 역시 성공이 보장된 방법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술적 분석의 대가라고 하는 모씨는 "차트는 잘 틀린다"라고 늘 강조한다. 그는 기술적 분석이 종종 틀리므로, 차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차트를 전혀 믿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그는 철저히 차트를 믿고 차트에서 나타나는 매매신호가 이끄는 대로 매매하라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그가 왜 차트를 종종 엉터리이라고 말하는 것은 차트가 어차피 사건이 일어난 후에 생겨나는 후행적인 자료라는 것이다.

기술적 분석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기술적 분석을 '철학'이라고 까지 환호할 정도로 애정이 깊다. 이들이 '기술적 분석'을 철학이라고 까지 부르는 근거는 시장 움직임은 모든 것을 반영해 이뤄지며, 가격 움직임은 추세를 이루고 있고, 움직이는 추세는 현재의 추세를 역행하기보다는 추세를 지키려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역사는 반복된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열쇠는 과거의 움직임에 따라 이뤄진다는 것이다.

또, 반면에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술적 분석이 과거의 가격 움직임을 가지고 미래의 가격 움직임을 예측하고는 있지만, 지나간 과거가 미래에도 똑같이 재현되리라는 확신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나간 가격의 패턴을 이용해 미래의 가격을 예측하는 방법은 잘못된 것이다. 또 가격의 변화는 독립적이어서 과거의 가격을 나타내는 자료가 미래의 가격을 위한 지표가 아니며, 가격의 움직임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분석에 대한 비판 중에 또 하나는 기술적인 분석이 과학적인 뿌리를 갖지 않고 오히려 기술이나 테크닉에 가깝다는 것이다. 따라서 분석하는 사람의 기술이나 숙달 정도에 따라서 전혀 다른 분석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과거의 가격 패턴을 반영하여 사고파는 것을 결정하는 힘은 지금도 많은 투자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다수의 사람들이 행동하는 데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행동을 근거로 트레이드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예측 방법은 틀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외환시장의 트레이드를 하는 많은 참여자들은 다른 시장의 참여자들과 마찬가지로 기술적 분석에 의해 거래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기술적 분석의 영향력은 더욱더 공고해질 것이다. 시장에서 기술적 분석이 가격예측의 중요한 툴로 자리매김 되고있는 것은 사실이며, 아직까지 시장에서 기술적 분석을 대신할 만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컴퓨터 발달로 인해 많은 양의 자료를 짧은 시간에 분석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춤에 따라 기술적인 분석방법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고 있다. 각종 가격변동 형태의 분석, 수리적인 분석, 지수의 개발 등 새로운 분석 방법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술적 분석에는 수많은 이론이 있다. 차트 분석은 기술적 분석의 심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차트 시스템의 기술적 연구나 지표에 너무나 의존하는 노예가 되지 말았으면 한다.



-기술적 분석은 예술?

기술적 분석은 과학적이거나 특별히 복잡하지도 않다. 시장에서는 여러 가지 기술적인 도구를 사용하여 과학적으로 접근하려한다. 그러나 기술적 분석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예술'에 가깝다고 보고 싶다.

기술적 분석에 있어서 자신의 트레이딩 모듈을 직접 시스템으로 개발하지 않는 한은 여러 지표 뒤에 숨어있는 수학이나 계산방법을 깊숙이 알 필요가 없다. 단지 지표가 위미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들의 추세 시그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아는 정도가 중요하다. 기술적 분석은 정확히 바닥을 확인하거나 천정을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시장의 추세는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것이다.



-손자병법

난세의 영웅이었던 <손자병법>은 16세기에 유럽으로 넘어가서 프랑스어로 번역되면서 나폴레옹이 손자병법을 전쟁터에서 전술로 이용했다고 한다. 손자가 위대한 것은, 그가 전쟁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해한 최초의 전략가라는 것이다. 그는 "싸우기 전에 승패를 알았다"는최초의 병법가였다. 그가 점쟁이도 아닌데 싸우기도 전에 승패를 예측할 수 있는 것에 데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승부를 미리 알 수 있었을까?

한국에서도 예로부터 많은 무신이 이를 지침으로 삼았고, 조선시대에는 역관초시의 교재로 삼기도 했다.

손자는 BC 6세기, 예수가 탄생하기의 6백여 년 전의 인물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명구가 담겨있다. 상대를 알지 못하고 나만 알면 승패의 비율은 1:1이다. 그러나 상대를 알지 못하고 나도 알지 못하면 백전백패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한 손자병법을 외환시장에서 트레이드 할 때 적용한다면 좋은 전략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추세분석

트레이딩에 성공할 수 있는 마술 같은 해답은 없을까? 만일 있다면 모든 사람이 그것에 매달릴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러한 명답은 결코 없다.매매에 있어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표준명답은 없다.

그러나 적어도 기술적 분석을 통해서 추세를 읽을 수는 있다. 추세란 바로 시장의 흐름을 읽는 것이다. 시장은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으나 흐름은 결코 무시할 수가 없다.



▲외환시장 데이터 분석

인터넷의 발달로 매일 엄청난 양의 뉴스와 데이터가 외환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엄청난 양의 뉴스와 데이터를 모두 분석하기 위해 외환 트레이딩을 전문으로 하는 주요은행들은 이코노미스트, 스트레터지스트(strategist)나 기술적 분석사 등을 고용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딜러들은 이 엄청난 량의 뉴스와 데이터를 소화하면서 트레이딩 전략을 세운다. 또 온라인 통화 브로커들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시장 리포트를 분석할 수 있는 자료를 매일 업데이트해서 제공해 주고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분석 자료에는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내용을 잘 섞어서 정리해주고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시장분석의 내용에는 지난밤 뉴욕의 외환시장 전개상황과 누가 무엇을 얘기했는지, 어떤 경제데이터들이 나왔는지, 어떤 통화페어가 크게 반응을 일으켰는지 등등에 대해 코멘트 해주고 있다.

외환시장에 참여하려면 주요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그 뒤에 숨어있는 스토리가 무엇인지를 알아내야한다. 예를 들면, 오일가격이나 미국 재정증권 수익률이 엄청나게 올랐다거나 떨어졌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데이터 발표이후에 시장반응은 어떠했는지, 주요경제지표 발표는 어떠했는지, 미연방은행의 스피치와 이자율 발표는 예상했던 대로였는지, 등등을 적어도 일주일 전에 모두 모니터링 해야한다.

이런 이벤트들을 정기적으로 리서치 하려면 시간이 무척 많이 걸리지만 이러한 분석 리포트를 지속적으로 읽으면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안목을 키워내야 한다. 기본적인 분석의 강자는 누구이고, 단기 트레이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기술적인 분석의 강자는 누구인지를 가려내서 자신의 트레이드 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분석은?

외환시장에서 어떤 분석을 이용하여 트레이딩을 할 것인가는 자신이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 기본적 분석을 이용해서 트레이드할지 아니면 기술적 분석에 의해 트레이드할지는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한쪽만을 고집하지 않고 두 가지 방법을 섞어볼 수도 있다.

이자율, 성장률 그리고 고용시장과 같은 것들을 이용한 기본적 분석은 환율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 밑그림이다. 통화는 단기적으로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고 위와 아래로 움직인다.결코, 직선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그래서 기본적인 데이터들을 무시하고 기술적인 분석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

기술적 분석은 더 정확하게 미래가격 변화의 범위와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기본적 분석은 기본적 데이터에 의해 USD/JPY이 앞으로 낮아질 것이다 혹은 올라갈 것이라고 말해주지만, 정확히 어느 레벨에서 숏 포지션을 가고, 혹은 롱포지션을 가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못한다. 어느 레벨에서 빠져나와서 이익을 챙기고, 또 어느 레벨에서 손실을 실현할지를 말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적 분석은 언제 트레이드에 들어가서 언제 나올지에 대한 결정을 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적 분석에서의 과거의 고점과 저점을 표시해놓고 가격이 이전 저점까지 떨어지면 사고, 가격이 이전 고점 수준까지 가면 팔겠다고 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과거에 움직였던 저점과 고점이 이후에도 똑같이 진행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시장은 미래의 가격이 과거의 저점보다도 더 깊이 떨어질 수도 있고, 또 과거의 고점보다도 더 높이 올라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로 트레이드를 하는 딜러들은 지금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시간에 가격이 오를 것 같은 통화를 당장 사서 조금 더 오른 가격에 팔고, 가격이 떨어질 것 같은 통화를 지금 당장 팔아버려 가격이 더 내려간 후에 되사는 전략이 오히려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때때로 외환시장은 경제적 데이터나 중앙은행 관료의 코멘트와 같은 기본적인 요소에 의해 더 움직인다. 기본적인 요소는 기술적인 돌파와 반전의 촉매 역할을 해주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예컨대, 유럽의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유럽 통합의 최대 성과물이었던 '단일 통화'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런 시장상황에서 기술적인 요소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경제전문가는 일상의 경제데이터를 해석하여 경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 전망을 예측해준다. 이들의 전망은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보다는 근본적인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장기적인 모델을 보여준다.

때로는 기술적인 전개가 기본적인 요소를 이끌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지지선의 트렌드라인을 깼거나, 롱 포지션의 손실커트가 실현되면서 지지선을 깼거나 하면 매도라는 시그널이 온다. 이어서 나오는 경제 리포트가 더 좋지 않게 나올 때는, 지지선은 없어지고 시장은 매도를 하기 시작한다.

기본적인 데이터나 이벤트는 퍼즐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인 분석을 무시하고 기술적인 분석에 의해 거래하는 것을 볼 수 있으나, 기본적인 것과 기술적인 것을 섞어서 거래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 중 둘 중에 하나를 택해서 실험해보거나, 아니면 같이 통합해서 실험해 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접근법이 나에게 맞는지는 (기본적인 것 아니면 기술적인 것 혹은 기본과 기술적인 것을 섞어서) 자신이 얼마만큼 시간을 투자하여 트레이드를 할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나서, 나에게 가장 잘 맞는 트레이딩 스타일을 찾아보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필자 연락처: 서울 중구 퇴계로20길 50-8 한국국제금융연수원(☎02-778-0819)

e-mail: kifi01@naver.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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