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긴장 악화, '빠르고 쉬운 해법'으로 해결 어려워"

"관세, 내년부터 中 성장률 영향 미칠 듯"

"中 체계적 금융 위기 빠질 가능성은 희박"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이 예정대로 내년에 2천억 달러에 대한 대중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이클 테일러 무디스 아태지역 대표는 "(미중) 무역 긴장은 악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테일러 대표는 이달 30일부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미중 정상이 무역 합의를 타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은 '빠르고 쉬운 해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미중 무역 합의는 단순히 무역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파푸아뉴기니 APEC 정상회의에서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연설을 보라"면서 "그는 단순히 무역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재산권, 남중국해, 기술 이전 강요 문제 등을 말했다. 미 행정부는 아주 긴 목록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일러 대표는 "합의는 단순히 무역 문제에 그치지 않을 것이며 중국 시장을 더 개방하는 것이나 미국 수출품을 더 사들이는 것 등에 대한 합의까지 결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내년부터 미국의 대중 관세의 본격적인 여파를 받을 것이라고 테일러 대표는 덧붙였다.

무디스는 내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경제 성장률 6% 수준으로 둔화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의 성장률은 6.7%이었다.

테일러 대표는 무역 문제가 이미 중국이 직면한 역내 성장 둔화 등의 문제 등을 악화시킨다면서도, 중국 경제가 체계적 금융 위기에 빠질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경제의 지나친 둔화를 막기 위해 재정·통화 완화정책을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일러 대표는 중국의 지급준비율(지준율·RRR)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인민은행이 은행권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준다고 말했다.

또, 민간 기업이나 지방 정부에 비해 중앙정부의 부채 수준이 낮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통화 완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테일러 대표는 덧붙였다.

그는 "중국은 아직 '재정 여력'(fiscal space)이 충분히 있다"면서 "정부가 더 많은 부채를 감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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