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지면서 상승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의 덜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소화한 뒤 제롬 파월 의장 발언을 기다리며 소폭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속에서 연준 부의장의 발언에 안도하며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최근 폭락 이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 회동 등 대형 이벤트들을 앞두고 소강상태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보류해달라는 중국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무역협상이 결렬될 경우 추가 2천67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경고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중국과 협상이 타결될 수도 있다는 발언을 내놓으며 회담을 앞두고 낙관론도 동시에 내놨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기대와 우려를 함께 피력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협상 타결 가능성을 밝혔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모든 레벨에서 중국과 긴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그동안 실망스러웠던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발언도 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하지만 중국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면서 "(중국 제안에 대한)실망은 추가적인 행동(관세)을 이끌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진심이다"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이전보다 신중한 발언을 내놨다.

그는 금리 인상을 시작한 2015년 12월보다는 중립금리에 훨씬 가까워졌지만, 금리가 중립에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해서는 연준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리가 중립금리에 다가선 만큼 향후 금리 정책은 지표 의존적이어야 한다고 했던 것보다 신중한 발언이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다만 "통화정책 경로가 미리 정해져 있다는 것으로 내 생각을 특징짓지 않겠다"며 "제로 금리에서 멀어져 궁극적인 목표치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직관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덜 예측 가능해야 하고, 지표에 더 반응해야 한다"면서 정책이 지표 의존적이어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은 재차 확인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을 발언을 두고 기대보다는 덜 완화적이었다는 평가와 내년 정책 방향에 대해 더 큰 유연성을 부여했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9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각각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5.5% 상승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 8월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6%를 하회했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35.7로 지난달 137.9보다 하락했다. 시장의 예상치 135.8도 소폭 하회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8.49포인트(0.44%) 상승한 24,748.7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75포인트(0.33%) 오른 2,682.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85포인트(0.01%) 상승한 7,082.70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말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양국 무역협상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회담을 앞두고 두고 엇갈린 발언이 쏟아지면서 증시도 변동성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폰 등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애플 주가가 약세를 보였고,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독일 언론 비르츠샤프트보케(Wirtschaftswoche)가 유럽연합(EU)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자동차 관세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주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보도한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낙관적인 발언에 주목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중국과 협상 타결이 가능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시장은 커들로 위원장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이전보다 신중한 발언을 내놨다.

이에 대해 기대보다는 덜 완화적이었다는 평가와 내년 정책 방향에 대해 더 큰 유연성을 부여했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소비 호조도 투자심리에 도움을 줬다.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사이버먼데이 매출은 79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9.3% 증가했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아마존 주가가 0.1% 올랐다. 애플 주가는 0.22% 하락 마감했다. 무역정책이 민감한 보잉 주가는 0.5% 올랐다. 구조조정 방침 발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등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겠다는 위협을 내놓은 GM 주가는 2.55%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임의 소비재가 0.91% 올랐다. 기술주는 0.24% 상승했고, 커뮤니케이션은 0.57% 올랐다. 반면 재료 분야는 1.24%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 등 핵심 이슈에 집중하는 장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렌트 슈체 수석 투자 전략가는 "올해 전체가 다음 몇 주 동안 결정될 것"이라면서 "대부분은 관세와 브렉시트, 이탈리아 예산안 등 지정학적 이슈들이며, 특히 관세와 같은 이슈가 해소되면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9.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63% 상승한 19.0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3bp 하락한 3.057%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6bp 내린 2.831%를 보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320%로 변동이 없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3.3bp에서 이날 22.6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은행 규제 관련 콘퍼런스 강연에서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는 데 따른 위험은 인정했지만,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톤을 나타냈다. 일부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덜 비둘기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현재 금리 수준이 중립금리에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해서는 연준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재 금리가 중립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발언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전환 기대를 키운 데서 한 발 뒤로 물러난 셈이다.

향후 정책은 지표 의존적이어야 한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더 조심스러운 시각도 드러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클라리다 부의장의 연설에서 연준이 어떤 종류의 중단에도 기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었으며 특히 다음 달은 더욱 그렇다"고 평가했다.

앞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인터뷰에서 "향후 2년 미국 경제의 회복 과정에서 충격이 있을 것이고, 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은 좌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포트 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트레이딩 대표는 "클라리다 부의장의 발언은 여러 가지 혼재된 메시지를 줬다"며 "연준이 실제로 정책을 많이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갈로마 대표는 "연준이 조금 더 지표에 의존할 수 있지만, 12월에 금리 인상을 주저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며 "또 내년 3월과 6월에 금리 인상 계획에서 물러난 이유 역시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채시장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대규모 입찰 규모를 보고 있는데, 외국인 투자가 상당히 줄어들고 있어서 물량 부담은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 투자가 단기물을 중심으로 줄고 있는데, 달러 강세와 더불어 미 국채시장의 매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시장은 오는 28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뉴욕 이코노믹 클럽 강연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파월 의장이 12월 이후 금리 인상 사이클을 중단할 것이라는 힌트를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다른 쪽에서는 강한 경제와 타이트한 고용시장에 힘입어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MUFG 증권의 존 헤르만 금리 전략가는 "파월 의장과 연준 위원들은 통화정책과 경제를 둘러싼 모든 위험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며 "그러나 불행히도 연준이 어떻게 할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이 예정된 가운데 무역 긴장은 팽팽한 상황이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77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615엔보다 0.160엔(0.14%)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96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341달러보다 0.00379달러(0.33%)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52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77엔보다 0.25엔(0.19%)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32% 오른 97.355를 기록했다. 거의 2주래 최고치다.

이번 주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 관련해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 유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으며 추가관세 부과도 위협했다.

무역 분쟁이 심해지면 내년 경제 성장 전망은 더욱 어두워진다.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 안전통화이면서 유동성이 좋은 달러의 수요를 높인다.

위험 회피로 이날 유로는 이번 달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으며 무역에 민감한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가 하락했다. 브렉시트 관련 우려가 짙어진 영향으로 파운드-달러가 0.63% 내리며 달러 강세에 일조했다.

한편에서는 중국과의 협상 타결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졌다.

블랙록은 무역 분쟁이 거세지면 중국 통화의 평가절하 공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으며 크레디트 스위스는 위안은 내년 말 달러 대비 7.20위안으로 10년래 최저치로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MUFG의 리 하드만 외환 분석가는 "양국 정상의 만남이 연말 가장 중요한 이슈이며 글로벌 성장 전망에서도 둔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회담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더 많은 관세가 부과되고 무역 관련 하락 위험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는 무역 긴장에도 다른 나라에 비해 미국 경제가 크게 손상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반영해 강세를 보인다"며 "다만 내년 미국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어 이런 인식이 바뀔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BNY멜론의 네일 멜러 선임 외환 전략가는 "트럼프의 발언은 주식시장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줬고, 외환시장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라는 인식도 나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관심을 끈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의 발언 이후 달러는 상승 폭을 확대했다. 중립금리에 대해 연준 위원들 사이에도 이견이 많다며 지난 발언보다 덜 비둘기파적으로 한 발 뒤로 물러난 영향이다.

2주 전 클라리다 부의장의 "중립금리에 가까워졌다"는 비둘기파적인 발언으로 달러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오는 28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BMO의 스테판 갈로 유럽 외환 전략 대표는 "시장이 주목하는 단어 중 하나는 중단"이라며 "파월 의장이 연준의 중단을 말해 비둘기파적으로 인식될지, 중단하지 않겠다고 말해 매파적으로 인식될지 관심이 쏠린다"고 설명했다.

갈로 대표는 "연준 위원들은 매파적인 발언과 달러 강세가 위험자산 선호를 얼마나 줄일지 의식해야 해 중간 정도를 선택할 것"이라며 "중립적인 톤의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7달러(0.1%) 하락한 51.5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말 예정된 G20 회의와 다음 주 진행될 OPEC 및 산유국 회동 관련 소식을 주시했다.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초과 공급 우려와 감산 기대가 맞서면서 유가는 이날 모처럼 제한된 변동성을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11월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인 하루평균 1천110만 배럴에서 1천130만 배럴에 달할 것이란 소식은 유가에 지속해서 하락 압력을 가했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가 다소 커진 점도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다음 달 6일 산유국 회동에서의 감산 가능성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사우디는 산유량을 하루평균 50만 배럴 줄일 계획이라면서 비롯해 산유국이 감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2016년 합의된 감산 만료일을 오는 2019년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또 OPEC의 다수 회원국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유가가 필수적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도 결국 감산이 추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의 감산 규모에 따라 유가의 향후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프리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하루평균 10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은 브렌트유 매수를 되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감산 규모일 것"이라면서 "이보다 적은 감산의 경우 시장이 다시 균형을 찾기 전까지 유가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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