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내년부터 카드수수료가 큰 폭으로 인하되면서 주요 카드사들의 알짜 카드 상품 단종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카드수수료 인하 이유로 과도한 마케팅비를 꼽고 있는 만큼 혜택이 많이 탑재된 카드를 유지하는 것이 카드사에 부담인 상황이다.

28일 KB국민카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 15일부터 옥션 KB국민카드, 옥션 플래티늄 KB국민카드 등 5종의 카드 상품 신규발급을 중단했다.

이미 KB국민카드는 지난 12일부터 KB국민 가온카드, KB국민 누리카드 등 4종의 상품을 판매 중단한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카드 상품들은 현재 카드수수료 체계에서 맞게 설계된 상품"이라며 "내년부터 수수료 체계가 바뀌는 만큼 단종 카드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KB국민카드뿐만 아니라 신한카드 역시 지난 1일부터 세이브존 GS칼텍스 신한카드 빅 플러스, 세이브존 신한카드 레이디 등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카드사들이 기존 카드를 단종시키고 새로운 상품으로 리뉴얼에 출시하면 기존 카드보다 혜택이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카드는 지난 9월 '더오(TheO)카드' 신규발급을 중단했다.

이 카드는 아시아나 4만 마일리지 적립과 연간 이용금액 1천만 원당 3천500마일을 추가 적립 혜택을 제공해 해외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였다.

하지만 새롭게 출시된 '더오 v2카드'는 기존 '더오카드'에 제공된 마일리지 적립 혜택이 사라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방침이 부가서비스 축소로 확고한 만큼 기존에 혜택이 많은 카드 상품을 유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카드수수료율을 발표하면서 앞으로는 철저한 '수익자 부담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소비자 입장에선 사실상 공짜로 부가서비스 혜택을 누려왔지만, 앞으로는 혜택을 많이 받기 위해선 연회비가 많은 카드를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현재 카드 회원이 누리는 부가서비스는 연회비의 7배 이상 수준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제공한 부가서비스 혜택은 약 5조8천억 원인 반면 카드 연회비는 8천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당국과 업계가 참여한 카드수수료 태스크포스(TF)에서 내년 1월까지 부가서비스 단계적 축소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정부의 방침뿐만 아니라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 역시 주요 카드의 단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정부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른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의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개편안에 따른 카드사 수수료 감소액은 8천억 원 이내로 예상된다"며 "수수료 인하 폭은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사업환경 저하에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 통제, 구조조정, 카드 대출 확대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특히 총 카드 비용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마케팅 비용 통제 여부가 수익성 대응의 핵심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축소로 카드사들의 경쟁력 차별화가 어려워진 만큼 대형사보다는 중소형 카드사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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