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한국증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역사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지만, 저평가 매력이 좀처럼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기업 실적 모멘텀이 둔화하면서 외국인 등 주요 수급 주체의 저가 매수도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기준으로 2,100선에 근접했다. 이틀 연속으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수급 개선 등이 뚜렷하지 않아 본격적인 상승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300억원가량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4조원 가까이 팔아치웠던 것에 비교하면 매도 강도가 약화한 것이지만, 글로벌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짙어 반전의 조짐은 아직 없다.

국내 기관도 이달 들어 2천200억원가량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1조8천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가 반등 과정에서 일부 물량을 처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은 한국증시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최저이나 저평가 매력이 작동하려면 실적 모멘텀 둔화가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피200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발표 결과, 금액 기준으로는 예상치를 2% 하회했다. 기업 수 기준으로는 60%의 기업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한국 기업의 예상 주당순이익(EPS)도 계속해서 햐향 조정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기업의 12개월 예상 EPS는 5.0% 하향 조정됐다.

또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을 밑돈 이후 몇몇 해외 투자은행(IB)과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2019년 성장률 전망을 낮췄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런 점들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주식에 대한 비중확대를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2월에도 가치주와 경기방어주 중심의 종목 대응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프투자증권도 단기로는 주요2개국(G20) 정상회담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벤트 결과가 시장 방향에 영향을 주겠지만, 중장기로는 국내 상장사의 이익 증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윤영교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시즌 내용을 보면 국내 상장사의 이익 추세에 대한 낙관론을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이익이 부진했던 업종의 특성과 향후 예상되는 미국의 경제정책 변화를 감안하면 내년 1분기를 기점으로 이익 추세에 대한 기대가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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