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긴장의 수위를 높인 가운데 중국은 구체적인 양보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은 이번엔 '모호한 약속'으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동하는 미중 정상회담이 이번 주말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 불발 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하면서 중국에 더 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강도 높은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이번 G20 회담에서 반드시 구체적인 무역 양보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인홍 인민대 국제관계 교수는 "중국은 이번에는 일반적이고 모호한 약속으로 (미국의 관세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약속이 아닌 행동을 원한다는 것이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류웨이동 중국 사회과학원 미중 관계 전문가는 중국이 G20 회동을 관세를 피할 수 있는 계기로 파악하고 있는 만큼 무역협상에 더 적극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이번 대화에 미국보다 더 큰 의미를 둘 것"이라며 "중국이 예상보다 더 많은 부분에서 양보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무역협상에서 외국인 자본에 대한 시장 개방, 지식재산권 보호 등에 관련한 제안을 할 수 있으나 국유기업과 관련해서 양보안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관세율 인상 보류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무역 합의가 타결되지 않을 경우 예정대로 내년 1월 2천억 달러에 대한 대중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이 불발되면 추가 2천67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무역 전쟁이 불거진 후 약 네 차례의 무역협상을 펼쳤으나 이는 모두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중국은 과거 무역협상에서 해외자본의 중국 시장 진입을 독려하고,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표시했으나 실제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인 기업들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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