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연기금이 올해 11월에 약 9년 만에 처음으로 채권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4조8천627억 원어치의 채권을 매도하고, 4조4천47억 원 규모의 채권을 매수해 4천580억 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아직 11월이 끝나지 않았지만, 매도세가 유지되면 지난 2010년 1월(7천660억 원 순매도) 이후 8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간 기준 순매도를 기록하게 된다.

연기금은 그간 운용자산 증가 추세에 맞춰 채권을 꾸준히 순매수해 왔다. 올해의 경우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을 보인 것도 연기금이 채권 순매수 기조를 유지한 배경이 됐다.

연기금은 그러나 이달에 금융채와 공사공단채, 국채, 회사채 중심으로 만기 1년 이하 채권을 2조5천650억 원, 2년 이하 채권을 6천428억 원 규모로 내다 팔면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대신 만기 3년 이하 채권을 4천327억 원, 5년 이하 채권을 4천6억 원, 10년 이하 채권을 1조4천110억 원, 10년 초과 채권을 4천506억 원어치 사들이는 등 중장기 채권은 매수했다.

연기금의 이런 움직임과 관련해 대형 연기금이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해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연기금 운용역은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한 상태"라며 "금리가 인상되면 단기물에서 평가손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일부 연기금이 단기물을 매도하고 중장기물을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다수 국내외 거시경제 및 채권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이달에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거시경제·채권전문가 14명을 대상으로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전망을 조사한 결과 조사기관 중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이달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경기 둔화 압력에도 내외금리 차 확대, 가계부채 확대에 따른 금융 불균형 등을 이유로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경기둔화가 가시화되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약화하면서 금리 인상 압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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