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 시스템통합(SI)업체 아시아나IDT가 우려를 극복하고 성장할지 관심이다. 수익의 절반 이상이 그룹에서 생기는 만큼 핵심계열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와 신규시장 개척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IDT의 주가는 전날 1만2천500원으로 마무리됐다. 공모가 1만5천원과 비교하면 20% 가까이 떨어졌다.

그룹이나 여러 계열사와 달리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고 있음에도 아시아나IDT에 대한 투자심리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셈이다.

이러한 투자심리는 상장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상장을 앞두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도 대부분 밴드 하단에 주문이 몰렸던 것도 그룹에 대한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지난 9월 말 연결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560% 정도다. 총차입금도 3조4천342억원이다. 차입금 규모가 큰 탓에 금융비용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6배에 불과하다.

문제는 아시아나IDT 매출의 3분의 1 정도가 아시아나항공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매출 비중은 26.3% 정도였으나, 계속 증가하더니 올해 반기로는 35.7%로 10%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그룹을 떠난 금호타이어를 제외하고 금호산업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졌다.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만에 하나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다면 아시아나IDT의 성장성도 담보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투자은행(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직원인 우리사주조합에서 아시아나IDT 주식을 받기 위한 청약에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내부자들도 지속해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봤으면 물량을 가져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시아나IDT 상장과정에서 우리사주에 배정된 주식은 52만8천주였다. 이들 가운데 주문량은 43만3천951주에 그친다.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가 선행돼야 아시아나IDT에 대한 투자심리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계열사가 아닌 제3의 매출처를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저비용항공사를 대상으로 한 운항통제시스템과 주기장관리시스템 등 항공시스템에 대한 매출을 늘리는 게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SI 시장이 기술력 차이가 크지 않은 '완전 경쟁 시장'에 가까운 데다 전반적으로 침체한 분위기라 아시아나IDT가 어느 정도의 실력을 발휘할지 미지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건"이라며 "진정한 의미에서 경영능력에 대한 시험대라고 본다"고 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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