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유동성 축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려 금융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집값이 크게 올랐던 지역을 중심으로 늘었던 주택담보대출에도 변화가 생길지 이목이 쏠린다.

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594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에 월평균 2조3천700억원가량이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면 연말에 600조원을 넘길 수 있다. 올해 월별로는 지난 8월과 9월에 2조7천억원씩 늘어 증가 속도가 빨랐다.





지난 8월 전국 집값(종합주택 유형 기준)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끊고 상승 반전했고 다음달에는 0.31%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집값은 9월에만 1.25% 치솟았고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는 1.81% 올라 전국 평균의 6배가량을 웃돌았다.

미국을 앞세운 글로벌 금리 상승세에 국내 시장금리가 오름세였지만, 국내 기준금리에 큰 변화가 없으니 주담대를 껴서 집을 사려는 현상이 여전하다. 금통위는 지난해 11월에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올렸지만, 기준금리가 아직 1.5% 수준이다.

집값 급등을 잡겠다고 종합 규제를 망라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2017년 5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전국 주담대는 41조6천억원 확대했다. 이 기간 증가율은 무려 7.52%다.

지역별로 주담대 증가 규모의 순위를 매겨보면 경기(15조원), 서울(12조3천억원), 부산(4조3천억원), 인천(2조6천억원), 강원(1조3천억원), 광주(1조2천억원) 순이다. 나머지 지역은 1년 5개월 동안 주담대 증가 규모가 1조원을 넘지 못했다.

증가율로 순위를 다시 설정하면 대폭 바뀐다. 강원도의 주담대 증가율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9.4%로 최고다. 세종이 16.28%로 뒤를 잇고 제주(13.95%), 부산(11.08%), 경기(10.42%)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광주(8.96%)와 인천(7.39%)도 서울(7.28%)의 증가율을 넘어섰다.

같은 시기에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은 오른 지역은 서울이다. 세종과 대구, 광주, 전남, 경기 등이 전국 평균을 웃돌며 부동산 투자열기를 이끌었다. 집값 상승 지역과 주담대의 규모·증가율 상위 지역이 혼재했는데 원정투자 등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역별 주담대는 대출 취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지방에서 주담대를 이용해 서울의 집을 사면 거래와 금융 통계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PB센터 등의 얘기를 들어보면 주식시장 부진이 이어지면 부동산 원정투자 열기가 더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통위가 금리를 올리기도 전에 전국 주택시장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9·13 대책 이후 서울과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까지 동반되면 투자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담대를 통한 금융비용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며 "종합부동산세 강화에 이어 금리인상으로 금융비용이 증가하면 수익성 저하로 투자 수요는 더욱 위축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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