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완강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 회담에서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과 관세 인상 위협 뒤에는 무역전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의 비용에 대한 점점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면서 휴전 합의 가능성을 점쳤다.

일부 미 행정부 관료들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가 합의를 끌어낼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이 이견을 해소하는 동안 새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보류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합의에 응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관료들은 증시 불안과 금리 상승, 그리고 제너럴모터스(GM)가 이번주 발표한 수천명 해고 계획 등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면서 시 주석과의 만찬에서 자신이 승리를 선언하겠다는 욕구를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국 정상이 회담을 통해 합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 예정된 대중 관세율 인상을 연기하거나 새로운 관세 부과 또한 유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료들은 분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유럽연합(EU)과 합의한 것과 비슷한 것으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미국산 대두와 천연가스를 더 많이 사들인다는 약속을 받고 자동차 관세를 보류하는 데 합의했다.

미 행정부의 다른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제시할 합의안의 범위에 대한 내부 논쟁은 끝났다면서 25%로의 관세 인상과 2천67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를 보류하는 방안이나 관세만 새롭게 부과하는 두가지 방안이라고 말했다.

수개월 전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아직 합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고 무역전쟁이 '이기기 쉽다'고 말한 것에 비하면 그의 입장이 크게 변했음을 보여준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2주 전만 해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무역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이견을 보이면서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둔화가 자신의 대통령직에 얼마나 위협이 될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대중 온건파인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나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그리고 스티븐 슈와츠먼 블랙스톤 회장 등 외부인사의 발언을 받아들이게 됐다.

슈와츠먼 회장은 일자리 감소와 주가 하락, 그리고 다른 경제적 피해의 원인을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돌리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중 강경파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번 회담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의 무역협상에 앞서 신(新)북미자유무역협정(NATFA)를 타결할 수 있었던 것에 만족스러움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안한 금융시장을 떠받치고자 새로운 관세를 폐기하거나 보류하는 합의를 섣불리 선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이번 주요 20개국(G20) 회동에서 당초 배제됐으나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나바로 국장의 참여를 승인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과의 무역긴장으로 시장이 변동성을 보인다면서 이같은 위험에 대한 노출을 줄여야 할 때가 됐다는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무역전쟁으로 인한 후유증이 자신의 업적으로 남는 것을 우려하고 중국과의 합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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