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채용비리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은행권이 채용절차 모범규준의 도입 이후 신입행원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각종 장치들을 마련해 적용하고 있다.

'은행고시'를 부활한 것은 물론 면접 과정에서도 외부 인사들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1·2차 면접에 걸쳐 일제히 외부면접관을 활용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가장 먼저 채용을 진행한 우리은행은 면접관 구성을 5대 5로 맞췄다.

내부 직원과 외부 면접관을 동수로 구성해 발표(PT)와 토론 면접 등 실무면접을 진행한 것이다.

하나은행 역시 내부 실무 직원과 외부 면접관을 같은 숫자로 구성해 면접을 진행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각각 1차와 2차 면접에서 외부면접관들을 활용했다.

외부면접관 활용은 지난 6월 제정한 은행권 채용 절차 모범 규준에 따른 것이다.

은행권 채용 절차 모범 규준은 채용 절차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은 외부 관련 전문가나 전문 기관을 선발 과정에 참여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부면접관들은 인사(HR) 관련 업무 종사자로 HR컨설턴트, 헤드헌터, 대학 교수 등이다.

대다수 은행들은 경영컨설팅기관인 한국능률협회를 통해 면접에 필요한 전문가들을 초빙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이같은 외부면접관 활용을 통해 내부 직원이 채용 결과에 영향을 주는 부분들을 방지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그 전에는 면접관들끼리 면접자들에 대해 상의를 하거나 의견교환도 나눴지만 외부면접관이 들어오면서는 그런 상의 없이 점수로만 평가를 진행했다"면서 "외부면접관 채점도 당연히 내부 직원 채점과 동일한 자격으로 활용되는만큼 채용에서 내부 입김을 차단하는 효과는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들은 외부면접관 도입과 함께 실시간으로 면접관 점수가 전산상에 등록되도록 했다. 채점이 완료된 이후에 점수를 조정할 수 있는 개연성도 없애기 위한 방침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2차 면접에 인공지능(AI) 면접을 새로 도입했다.

지원자가 자주 쓰는 단어나 생체 정보 등을 분석함으로써 평가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참고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처음 도입된만큼 당락을 좌우하기보다는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은 늦어도 다음주 내로 모든 면접 전형을 완료하고 12월 중으로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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