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정유업계가 지난 3분기 전년도보다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최근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감소 등 부정적인 요인이 더해지면서 올해 최대 영업익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901)에 따르면 지난 27일 60달러선이 붕괴된 두바이유 가격은 같은 날 배럴당 59.07달러로 연중 저점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전일 기준 두바이유는 반발 매수 유입으로 소폭 올라 배럴당 60.18달러를 가리켰다.

연초부터 우상향을 그리던 두바이유는 지난달 한때 배럴당 80달러선을 상회하기도 했지만 이후 급락세를 연출했다.





여기에는 미국 내 원유재고 증가와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 합의와 관련해 불확실성을 키운 사우디 에너지 장관의 발언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정제마진까지 약세다.

지난 8월 배럴당 6.7달러를 기록한 싱가포르 크랙마진은 꾸준히 감소하며 이달 들어 현재까지 배럴당 4.9달러까지 축소됐다. 정유업체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으로 평가된다.

정유업계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돌파하며 3년 연속으로 최대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으로 재고평가손실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대실적 행렬 또한 불투명해진 상태다.

이미 올해 3분기만 해도 GS칼텍스를 제외한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3사의 수익성이 전년도보다 악화하면서 정유업체들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가량 줄었다.

정유업체들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5조7천9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개월간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화면번호 8031) SK이노베이션은 올 4분기 7천61억원, 에쓰오일은 4천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4분기 거둔 6천281억원과 4천15억원의 영업이익과 비슷한 실적을 달성해도 작년 영업익 7조7천여억원에 1조원 이상 못 미칠 것으로 추산된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란 제재 수준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유가 급락이 나타남에 따라 3분기 1천600억원에 달했던 정유사들의 재고평가이익이 사라지고 재고손실 반영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평균 래깅 기준 정제마진은 배럴당 4.4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2달러 하락했다"며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정유업계의 4분기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이상 현상으로 손익분기점 근처에 도달했다"며 "회복을 위해서는 아시아 정유업체의 가동률 하향 조정이나 미국의 휘발유 과잉재고가 해소돼야 하는데 정제마진은 단기에 강세로 돌아서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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