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올해 2분기까지 지난 1년간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정직원 수가 줄어든 반면 임원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금융 디지털화로 영업점을 직접 찾을 필요가 줄어든 데 따라 직원 수를 줄였지만, 디지털 부문 강화를 위해 외부에서 IT 임원을 영업하거나 관련 조직을 신설하면서 임원 수는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KB국민과 신한, 우리, KEB하나, 씨티, SC제일, 경남, 광주, 대구, 부산, 제주은행 등 11개 은행의 정직원 수는 총 7만3천583명으로 1년 전보다 1천582명(2.1%) 줄었다.

우리은행이 820명으로 정직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했고 신한은행(556명)과 하나은행(352명), 국민은행(185명) 순으로 많이 줄었다.

부산은행은 50명, 전북은행은 43명, 광주은행은 3명 감소했다.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서 정직원 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은행권이 금융 디지털화에 발맞춰 영업점을 줄이며 희망퇴직을 대거 단행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지난해 희망퇴직 문호를 넓히거나 조건을 개선하며 희망퇴직 유인을 강화했다.

신한은행은 부지점장(부부장)급 이상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던 것을 지난해는 직급에 상관없이 근속연수 15년 이상이며 만 40세 이상이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민영화 이전에는 예금보험공사와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MOU)으로 판매관리비를 마음대로 올릴 수 없어 퇴직금을 월급의 19개월 치를 지급하던 것을 지난해 월급의 36개월 치로 늘리면서 희망퇴직 지원자 수가 급증했다.

씨티와 SC제일, 경남, 대구, 제주은행은 정직원 수가 늘었다.

씨티은행이 323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SC제일은행은 76명 증가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사무 계약직·창구 텔러 계약직 302명 전원과 전문계약직 4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은행권 정직원 수가 줄어든 반면 임원의 숫자는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올해 2분기 말 11개 은행의 임원 수는 319명으로 1년 전보다 18명(5.9%) 증가했다.

임원 수를 축소한 은행은 32명에서 31명으로 1명 줄인 우리은행이 유일했다.

부산은행이 7명으로 가장 많이 늘렸고 신한은행(5명), 하나은행(4명), 국민은행(2명), 제주은행(1명)도 임원 수를 늘렸다.

은행권 임원 수가 증가한 것은 디지털 강화를 위해 외부에서 IT 임원을 영업하거나 WM 강화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산은행은 금융업계의 치열한 디지털 경쟁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미래채널본부 명칭을 디지털금융본부로 바꾸고 은행 IT본부에 디지털금융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디지털금융개발부를 신설했다.

또 디지털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IBM코리아 금융산업 부문 전무를 지낸 한정욱 씨를 부산은행 미래채널본부장으로 영입했다.

경영진 활동의 보폭을 넓히고자 부행장 수를 줄이는 대신 전무와 상무 숫자를 늘리는 등 조직을 개편한 은행도 있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지주사 사장직을 폐지하고, KB국민은행은 부행장 수를 8명에서 3명으로 대폭 축소하는 대신 전무를 5명에서 8명으로, 상무는 2명에서 8명으로 크게 늘렸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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