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미국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가 한 국가 한 카드사 독점 계약을 표방하고 있지만, 미국과 국내 정책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트코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창고형 대형마트로 국내 독점 카드사를 교체하면서 코스트코 고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현대카드를 차기 제휴사업자로 선정해 2019년 5월 24일부터 국내 코스트코에서는 현대카드만 사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코스트코는 지난 2000년 국내에 처음 진출한 이후 18년째 삼성카드와만 독점 계약을 했지만, 내년 계약 갱신을 앞두고 새로운 카드사 계약을 진행했다.

코스트코 측은 한 개 카드사와만 거래함으로써 가맹점수수료율을 낮춰 제품가격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코스트코는 글로벌 카드 메이커인 디지털 결제 네트워크 전문 기업 비자(Visa)와 계약을 했기 때문에 국내처럼 1개 카드사만 거래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과거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1사 원칙을 지켰지만 지난 2016년 비자로 파트너십을 교체했다.

코스트코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코스트코 매장뿐 아니라 주유소, 온라인 상점에서 모든 비자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공지돼있다.









미국에서는 씨티(citi)와 제휴카드를 발급하고 있지만, 씨티카드 이외에도 비자와 제휴 된 모든 카드를 코스트코 매장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심지어 삼성페이, 애플페이, 구글페이의 이용도 가능하다.

즉 쉽게 설명하면 비자카드와 제휴 돼 있는 카드는 현대카드든 삼성카드든 어떠한 카드사의 카드 코스트코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비자는 단순한 카드사가 아닌 디지털 결제 네트워크 회사로 전 세계 점유율 1위의 회사다.

비자는 카드 발급기관과 전표 매입기관 사이에서 결제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비자는 결제 건수 기준 전 세계 시장 시장점유율 50%를 유지하며 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카드 시장의 절반 정도는 미국 코스트코에서 사용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는 말이 된다.

사실 국내에 처음 코스트코가 들어올 당시에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삼성카드가 제휴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삼성카드만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카드업계에서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치열한 코스트코 사업권 쟁탈전을 보면서 결국 국내 카드 시장의 특수성을 이용해 미국 기업에 이익을 주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드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코스트코가 이를 이용해 미국과 한국에 다른 정책을 쓰면서 카드사들이 비용을 대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코스트코는 가맹점수수료율 체계 개편에도 다른 대형가맹점보다 현저히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받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에서 지적하고 있는 과도한 마케팅비용 지출의 예가 될 수 있어 금융당국의 향후 정책 반영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코스트코의 단독 카드사 정책 고수에 문제가 있다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에서 물품구매 시 특정 카드사만 결재되어서는 안 됩니다", 코스트코의 하나의 카드 결제 방식에 대해 제도 개선 요구합니다. "등의 국민청원이 제기돼있다.

다만, 일부 카드업계에서는 국내와 미국 카드 시장 구조가 다른 만큼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는 BC카드가 있지만, 비자나 마스터 정도 되는 대표 브랜드 사업자가 없어서 개별 카드사 간 경쟁이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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