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최욱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면서 은행권의 대출금리도 본격적인 상승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지만 최근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오히려 경영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 금통위는 30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75%로 0.25%p 올렸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도 본격적으로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선반영되면서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오름세를 타고 있다.

한은이 지난 28일 발표한 '2018년 10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지난달 예금은행 대출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3.64%로 전월보다 0.03%p 올랐다.

실제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전월 대비 모두 올랐다.

KEB하나은행이 전월보다 0.09%p 오른 3.40%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 KB국민은행(3.44%)과 신한은행(3.47%)도 전월 대비 각각 0.05%p, 0.03%p 상승했다.

이 같은 대출금리 상승은 통상적으로 은행들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신호다.

시장 전문가들과 은행권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올해 4분기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NIM 상승은 은행에 긍정적인 요소"라며 "4분기 NIM은 1~2bp 정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시장금리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리 인상과 별개로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면서 은행들의 예대마진이 점차 감소할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대출은 장기채 중심으로 연동되고 조달금리는 단기채 중심으로 연동되기 때문에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예대마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와 함께 장단기 금리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며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이후 대출금리 상승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질 경우 한계기업과 취약차주 관리에 대한 은행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금리보다 대출금리 상승에 대한 체감이 높아질 수 있어 은행에게는 부담이 된다"며 "취약차주 관리는 당국에서 강조하는 사안이라 선제적인 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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