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신세계그룹 주력계열사인 이마트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매입채무와 상품권 판매를 늘려 차입금을 상환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력인 할인점사업이 부진하고 투자계획이 많아 재무구조를 추가로 개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3분기 이마트 차입금의존도 20% 아래로…비결은 '매입채무와 상품권'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이마트 총차입금은 3조3천252억원을 기록했다. 총차입금은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 총차입금은 2015년 4조1천28억원, 2016년 3조8천762억원, 지난해 3조6천593억원이다.

차입금의존도는 올해 3분기 20% 아래로 내려갔다. 실제 차입금의존도는 2015년 28.3%, 2016년 25.1%, 지난해 22.8%, 올 3분기 19.7%를 기록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2015년 4.17배에서 올 3분기 2.82배로 개선됐다.

이처럼 올해 이마트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은 매입채무와 상품권 판매를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 상품권은 1천709억원 증가하고 매입채무는 2천539억원 늘었다. 상품권은 이마트 재무상태표에서 부채로 계상된다. 고객이 상품권을 사용해 물건을 구입하면 이마트 자산이 유출되기 때문이다. 그때는 부채가 사라지고 수익을 인식하게 된다.

상품권은 이자부부채가 아니라서 현금을 미리 당겨오는 효과가 있다. 이마트 입장에서 이자를 내지 않고 1천709억원의 현금흐름 개선 효과를 누린 셈이다.

거래처에서 원재료 등 재고자산을 외상으로 매입했을 때 생기는 매입채무도 이자부부채가 아니다. 이마트가 거래처에 매입채무 지급을 늦추면 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

올해 1~3분기 이마트는 이런 방식으로 마련한 현금 등으로 차입금 1조3천974억원, 금융리스부채 5천188만원을 갚았다.

◇ 할인점 부진에 투자계획까지…차입금 감축 쉽지 않을 듯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마트의 주력인 할인점사업이 부진해 재무구조를 추가로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실제 오프라인 유통 침체 등으로 이마트는 할인점사업 부진을 겪고 있다. 올 1~3분기 할인점사업의 영업이익은 3천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줄었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이마트 전체 영업이익이 4천1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할인점사업의 이익 비중이 크다.

이 때문에 올해 1~3분기 연결기준 이마트는 영업이익 4천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3.13%로 0.63%포인트 하락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도 작년 1~3분기 6.82%에서 올 1~3분기 6.18%로 0.64%포인트 하락했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올해 이마트 수익성이 악화했는데도 차입금을 감축할 수 있었던 것은 매입채무와 상품권 판매를 늘려 현금흐름을 개선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마트가 수익성을 높이지 않으면 재무구조를 더 개선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마트가 온라인사업 등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재무구조 개선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실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온라인사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말 신세계그룹이 2023년 온라인사업 매출 10조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도 그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2023년까지 온라인사업에 1조7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1조원은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했으나, 7천억원은 신세계그룹이 마련한다. 신세계그룹은 인수·합병(M&A) 등도 고려하고 있어 투자 부담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여기에 이마트는 복합쇼핑몰(스타필드), 삐에로쑈핑, 이마트24 등의 점포를 늘리며 오프라인 유통침체에 대응하고 있다.

김병균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이마트가 소비패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복합쇼핑몰과 편의점 등 신규 유통포맷에 투자를 지속한다"며 "온라인사업 지원 등으로 향후 투자액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 차입금을 감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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