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전쟁 장기화는 미중 양쪽에 큰 피해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 실패할 경우 더 큰 피해를 보는 쪽은 중국이며, 이에 따라 중국이 적극적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무역협상 타결을 바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하면 중국이 잃을 것이 더 많아 보인다"고 29일(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 규모가 미국의 대중 수출 규모보다 많고, 경기 하방 압력에 시달리는 중국이 미중 무역 전쟁의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의 11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0으로 추락하며 경기 위축 국면에 바짝 다가갔고, 중국 경제가 '대 조정기'를 맞아 경제 성장률이 크게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부 기관은 무역 전쟁이 확대될 경우 중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지며 29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데렉 시저스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미국의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올해 더 나은 수준이었다면서 이는 미중 무역 전쟁에서 미국을 다소 유리한 자리에 놓는다고 지적했다.

마크 우 하버드대 국제무역과 국제경제법 전문가는 미국은 중국보다는 걱정할 거리가 덜하다고 주장했다.

디레버리징(부채 감축)과 재정 완화, 경제 혁신, 경기 둔화 등 동시다발적인 경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중국이 정책 우선순위 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설명이다.

비디오 뉴스매체 매크로 워치의 독립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던칸은 "중국의 경제는 (무역전쟁 장기화) '완전히 파괴'(completely implode) 될 수도 있고, 미국의 경제 또한 아주 심각한 위기에 내던져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도 미중 무역 전쟁이 길어지면 미국도 이 피해를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G20 회동에서 미중 정상이 협상 타결에 실패하고 미국이 내년 1월부로 2천억 달러 상당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인상하면 미국은 물가 상승과 증시 부진 등 더 큰 압박을 받게 된다는 주장이다.

던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훨씬 불리한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유리한 입장인 것도 아니다"면서 미중 무역 전쟁의 장기화는 미국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카일 코넬대학교 경제정책 교수는 만약 내년 1월부로 미국이 대중 관세율을 인상한다면, 중국증시보다 뉴욕증시가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관세의 충격을 위안화 약세로 소폭 방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카일 교수는 덧붙였다.

시저스 연구원도 미중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미국 증시는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면서 협상이 불발될 경우 내년 미국 증시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hrl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