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내년부터 향후 5년간 김포ㆍ청주국제공항 영업점과 환전소 운영을 담당할 사업권 입찰이 유찰됐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공항 임대료에 정부의 환전 수수료 인하 압박까지 더해지며 은행들이 사실상 공항 영업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김포ㆍ청주국제공항 사업권 개찰 결과 국내선 AㆍB 구역과 국제선 C 구역 모두 유찰됐다.

공개입찰 방식에 따르면 최소 두 개 이상의 은행이 참여해야 유효경쟁이 성립된다.

하지만 국내선AㆍB 구역에 신한은행만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선의 경우 입찰에 참여한 은행이 전무했다.

김포ㆍ청주공항의 사업권은 한국공항공사가 노선당 150억 원 안팎을 최저 입찰가로 제시하면서 흥행 실패가 어느 정도 예견돼왔다.

하지만 가뜩이나 기관영업 경쟁이 극심한 은행권 상황을 고려하면 입찰 자체가 유찰된 것은 이례적이란 게 은행권의 평가다.

특히 기존에 국내선 A구역과 국제선 C구역을 담당해 온 우리은행이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며 사실상 '공항 엑시트'를 결정한 데 은행권은 주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4년 김포ㆍ청주국제공항의 국내선 A구역과 국제선 C구역에 250억 원 가량을 베팅해 사업권을 따냈지만 매년 반복되는 적자 탓에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컸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은행권의 공항 환전 수수료 인하를 강하게 압박한 것도 배경이 됐다.

지난 8일 국무총리실 주재로 금융당국과 은행, 공항공사 관계자가 참석해 열린 회의에선 은행의 공항 환전 수수료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회의에서 결국 은행들은 공항 환전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연간 200억 원 수준의 적자를 감내하고도 공항 영업점을 유지하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대고객 서비스 차원의 일"이라며 "이를 악용해 공사 측이 무리한 임대료를 제시하고, 유일한 영업 기반인 환전 수수료까지 낮추라는 압박이 지속하는 한 굳이 공항 입점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공항공사는 조만간 국내선 AㆍB 구역과 국제선 C 구역의 사업권 재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만약 재입찰에서도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으면 입찰에 참여한 은행을 대상으로 수의계약이 진행된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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