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KB금융지주가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KB금융은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3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은 삼성증권과 맺었다.

계약 체결 예정일은 내달 5일로 계약 기간은 향후 1년간이다.

지난 26일 삼성증권과 지난해 맺은 3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이 종료되면서 시장에선 KB금융이 조만간 자사주 취득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왔다.

올해도 3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면서, KB금융은 4년간 총 1조4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는 게 된다.

현재 KB금융의 시가총액이 19조7천348억 원(30일 종가 기준)임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만 약 7%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올해만 30% 가까이 주가가 떨어졌음을 고려하면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 자사주 매입이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지난 1월 12일 6만9천200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KB금융 주가는 이달 21일 4만5천900원까지 주저앉으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간 KB금융은 실적 개선세 등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자사주 매입 등 다방면의 주주가치 환원책을 고민하겠다고 밝혀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3천억 원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이 예상한 수준의 매입 규모"라며 "통상 연말과 연초 배당 수익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다는 점, 시장 금리 상승의 수혜주라는 배경 등을 고려하면 자사주 매입 타이밍이 시기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KB금융을 비롯해 국내 금융주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반등의 모멘텀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투자자들이 기대해 온 주가 부양 카드를 꺼내든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향후 외국인 투자자 모시기에 더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싱가포르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떠났던 윤 회장은 이달 미국 시카고, 보스턴을 찾아 주요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을 만났다.

내달에는 일본을 찾는다. 내년에는 유럽 주요국의 투자자들도 직접 만나볼 계획이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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