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힘을 얻으면서 상승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과 달러화 가치는 협상을 앞두고 경계감에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9월 중반 이후 최저치로 하락해 3%대를 다시 위협받았다.

뉴욕 유가는 산유국 감산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협상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중국 당국 관계자는 "(양국간)교감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정상 만찬이 성공적이겠지만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예측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면 '약탈적인' 중국의 경제활동 등에 맞서기 위한 책무를 공유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있었고,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5개국 정상들과 함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자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정상회담을 앞둔 양국의 기 싸움은 여전히 팽팽한 셈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의 완화적인 발언은 이날도 이어졌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금리를 필요 이상으로 올리는 것은 경기 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물가가 온건한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대표적인 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자다.

또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미국의 통화정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중립금리가 낮아진 것이 중앙은행에 큰 도전이며 물가의 급등 위험보다는 지속적인 저물가 위험에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11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58.4에서 66.4로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예상 집계치는 58.0이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9.62포인트(0.79%) 상승한 25,538.4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40포인트(0.82%) 오른 2,760.1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7.45포인트(0.79%) 상승한 7,330.54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5.2% 올랐다. S&P 500 지수는 4.9% 올랐고, 나스닥은 5.6% 상승했다. 이번 달에는 기준으로는 다우가 1.7%, S&P는 1.8%, 나스닥은 0.3%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달 1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주가지수는 무역 협상과 관련한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날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갔다.

증시는 장 초반에는 약세를 보였다.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영향이다.

중국의 왕샤오롱 국장이 "(양국간)교감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온 점이 양국 간 합의 성사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다만 왕샤오롱 국장은 "이견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나온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발언도 낙관적 기대에 기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정상 만찬이 성공적일 것"이라면서 다만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예측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중국 증권 당국이 스위스 은행 USB가 중국 내 증권사 지분 51% 보유를 허용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중국이 해외 기관의 자국 내 금융사 소유를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개방 의지를 반영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날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과 조찬 회담을 하면서 '약탈적인' 중국의 경제활동 등에 맞서기 위한 책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반면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브릭스 5개국 정상들과 함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자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보호무역주의 배격은 중국이 미국의 무역정책을 비판할 때 주로 사용하는 용어다.

이날 종목별로는 고객 예약 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진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주가가 5.6% 급락했다. 무역정책에 민감한 캐터필러 주가는 4.2%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0.6% 올랐지만, 애플 주가는 0.54% 하락하면서 MS의 시가총액이 종가 기준으로 애플을 추월했다. MS 시총은 8천512억 달러를 기록했다. 애플 시총은 8천474억 달러로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0.24% 하락한 에너지를 제외한 전 업종이 올랐다. 기술주는 1.06% 상승했고, 산업주는 1.04%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중 양국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내비쳤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의 모나 마하얀 미국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이번 회담에서 무역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는 못하더라고 적어도 긍정적인 코멘트는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협력할 가망이 전혀 없다는 말을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가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2.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83% 하락한 18.0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8bp 내린 3.015%를 기록했다. 9월 중순 이후 가장 낮다. 전일 장중 잠깐 3%대를 내준 데 이어 이날도 다시 3%대에 근접했다.

이번 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1bp 내렸다. 이번 달 들어서는 14.1bp 떨어져 2017년 8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2bp 내린 2.811%에 거래됐다. 이번 달 6.4bp 내렸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9bp 떨어진 3.310%를 나타냈다. 이번 주 0.5bp 올랐지만, 11월에 8.7bp 하락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2.0bp에서 이날 20.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번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앞두고 경계감이 커져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가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협상을 타결해 무역 긴장을 줄일 것이라는 기대가 많지만, 추가 관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만큼 조만간 난국이 타개될 수 있을지 의심도 커졌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킷 주케스 글로벌 채권 전략가는 "시장은 회담 분위기와 앞으로 일어날 많은 일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아더 바스 채권 파이낸싱 이사는 "솔직히 이번 주말에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협상 타결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이해관계에 달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을 느낄만한 협상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의에 이른다면 주식 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쉬겠지만, 채권시장은 이번 주 연준에서 나온 모든 발언도 있어 불확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 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냉각된 뒤 투자자들의 낙관론은 약해졌다. 더 많은 기업은 관세가 밑바닥부터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이 결과 주가는 약세를 보였고 반대로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값은 상승했다.

RBC 웰스 매니지먼트의 톰 가렛슨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반대로 협상이 이뤄지면 국채수익률은 상승할 것"이라며 "무역 협상에 진전이 있으면 10년 국채수익률을 지난 7년 동안 상단으로 인식되던 3.2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국채수익률을 끌어내린 비둘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영향도 지속하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아래에 있다"고 말했고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12월 금리 이상 이후 통화정책에 신중을 기할 것을 암시했다.

모두 향후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추고 조만간 금리 인상 중단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바스 이사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연준이 성명서에서 점진적 인상이라는 문구 사용에 의문을 드러낸 것"이라며 "지표 의존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변화는 12월 금리 인상 이후 모든 것을 의문으로 남긴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50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389엔보다 0.116엔(0.10%)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21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894달러보다 0.00681달러(0.60%)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50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13엔보다 0.63엔(0.49%)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42% 오른 97.188을 기록했다. 이번 주 0.4% 올랐고, 이번 달 0.1% 상승했다.

G20 정상회의가 본격 시작되면서 이날 시장은 미국과 중국 정상 간 협상 결과에 긴장감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달 1일 협상에 나선다. 이 협상에 따라 무역 긴장이 줄어들거나 늘어날 수 있다.

올해 들어 다른 주요 통화 대비 5% 이상 오른 달러의 향방을 이번 협상이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 긴장이 높아지며 세계 경제 우려가 커졌고, 안전통화인 달러의 매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도 유가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유가에 의미 있는 반등이 나와야 캐나다 달러나 노르웨이 크로네와 같은 상품 통화들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협상 불확실성 속에서 일단 투자자들은 달러 보유를 선호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엔, 유로에 대해 모두 강세였다.

웰스파고 증권의 에릭 넬슨 외환 전략가는 "이날 달러 강세는 내일 있을 회동을 앞둔 우려를 부분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FXTM의 루크만 오퉁가 리서치 분석가는 "올해 남은 기간 시장은 두 정상이 무역과 관련해 눈을 맞댈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타결책이 나올 가능성은 작지만, 협력이나 추가 협상 등 고무적인 신호들이 나오면 금융시장에서 환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안다의 크래이그 엘람 선임 시장 분석가는 "긍정적인 논의나 그 비슷한 정도 이상이 이번 만남에서 나올 것이라는 데 회의적"이라며 "달러는 지지가 되고 중국 위안화는 모두가 주시하는 7위안대를 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지속하며 중국 위안화는 하락했다. 위안화는 올해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전략가들은 올해 말 달러-위안이 7.20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호주 달러 역시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정상은 이른바 '미·멕·캐 무역협정(USMCA)'에 서명했다. 그러나 캐나다 달러와 멕시코 페소는 소폭 약세였다. 협정 서명 영향보다는 최근 유가 약세와 전반적인 위험 회피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최근 달러 약세를 이끈 비둘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시장 반응이 과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RBC 캐피털의 아담 콜 수석 외환 전략가는 "연준의 뉘앙스가 최근 몇 주간 변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시장이 반응하는 것만큼 연준의 금리 전망에 변화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 큰 그림에서 달러는 탄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2달러(1.0%) 하락한 50.9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1% 올랐다. 하지만 이번 달에는 22% 폭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회담을 앞두고 감산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감산 논의를 두고 엇갈린 소식이 나오면서 WTI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장관이 OPEC과 러시아 등 다른 산유국들은 현재 유가에 대해 편안해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내년 산유량은 올해와 같을 수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는 노박 장관과 러시아 석유기업 대표의 회의에서 감산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냈다는 전일 일부 외신의 보도와 상충하는 내용이다.

노박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유가는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장중 배럴당 50달러 선도 다시 하회했다.

러시아의 입장은 이번 감산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10월 산유량보다 하루평균 130만 배럴 산유량을 줄일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는 낙폭을 빠르게 줄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OPEC의 경제위원회(Economic Commission Board)가 시장 균형을 위해 하루평균 130만 배럴 감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경제위원회는 OPEC의 최종 의사 결정 기구는 아니다.

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은 다음 달 6~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회동에서 감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의 산유량 증가 흐름이 재확인된 점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미 에너지정보청은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지난 9월의 산유량이 하루평균 1천147만5천 배럴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시추 장비 수는 전주보다 2개 늘어난 887개를 기록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주 산유국의 감산 논의를 지속해서 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PVM 오일의 스테픈 브레녹 연구원은 "산유국이 초과 공급을 상쇄할 만큼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면서 "이런 우려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 곡선에서 '콘탱고' 상황이 나타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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