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랠리 예상·제조업체 공급망 이전 작업 늦출 듯

미·중 주요 입장차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지적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수 개월간 지속해 온 무역 갈등을 일시 중단하는 휴전을 선언하면서 시장은 안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다만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경제 관계에 있어 핵심적으로 입장차를 보이는 영역에 대한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이에 따라 시장의 안도는 '제한됐다'(tempered)고 설명했다.

WSJ은 이번 합의로 월요일 시장은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연말 전까지 중국 외에 다른 곳으로 공급망을 이전하려던 제조업체들의 계획이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도쿄에서 활동하는 금융 자문 켄 커티스는 일시휴전 결과가 나온 직후 거래일인 월요일에는 시장이 무역 갈등의 일시휴전을 반기며 랠리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면서도 "(결과가) 무승부로 나온 것 같다. 양국은 총구를 위로 제친 상태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상황을 회피했지만, 추후 갈등이 심화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의 기업인, 중국 공급망을 보유한 제조업체들도 무역 갈등 일시휴전에 대한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윌리엄 자릿 주중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무역 갈등 일시 중단에 대해 "기대했던 만큼 좋은 결과다"면서 중국이 해외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관행을 시정하지 않는 이상 양국의 상업적 관계는 지속 가능한 형태로 유지될 수 없다고 WSJ에 전했다.

대니 라우 홍콩중소기업연합회 명예회장은 "무역 합의는 좋은 소식이다"면서도 "향후 90일 간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의 미 기업인들은 무역 갈등 일시휴전이 그들에게 '숨 돌릴 시간'을 줬다는 입장이다.

당장 1월부터 미국이 대중 관세율을 25%로 인상할 경우 그 이전에 대체 공급망을 찾아야 했는데, 이와 관련된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광저우 주중미국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60%의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로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고, 다수의 업체가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생산지를 이전할 계획을 고안 중이었다.

특히, WSJ은 이번 무역 갈등 휴전은 애플 등 제품의 공급망 대다수가 중국에 집중된 기업들에 안도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아이폰 제조의 주요 공급업체 중 한 곳의 경영진은 무역 갈등 일시 중단은 당연히 그의 기업에 안도감을 준다고 WSJ에 전했다.

미중 무역 합의가 이뤄질 경우 수혜를 입을 종목이 애플이라는 분석도 제기된 바 있다.

피터 브룩바 블리클리 투자자문 CIO는 앞서 CNBC 방송에 미중이 협상을 타결하면 "미국 증시가 수혜를 입을 것이고, 특히 물건을 생산하는 산업재, 애플 등이 이득을 볼 것이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무역협상의 성사는 연말 증시 랠리를 이끄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점쳐왔다.

특히, 무역협상이 긍정적으로 해석될 경우 증시가 '상방 폭발'(explosion to the upside)할 수도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제 미중 무역 갈등의 향방은 중국에 공이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90일이라는 시간 안에 불공정한 무역 관행, 기술 이전, 시장 개방 등을 개선하고, 추후 협상에서 미국에 이를 설득시켜야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주요 20개국(G20) 담판에서 조건부 무역 합의와 무역 갈등의 일시휴전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은 내년 1월부터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율을 25%로 올리려던 계획을 보류하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는 데 합의했다.

백악관은 중국은 아직 합의되진 않았으나 매우 상당한 양의 농업, 에너지, 산업 및 기타 제품을 미국으로부터 구매하기로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백악관은 양국이 강제적인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보호, 비관세장벽, 사이버 침입·절도, 서비스, 농업에 관한 구조적인 변화를 위한 협상을 즉각 개시하기로 합의했고, 향후 90일 이내에 협상을 완료하고자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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