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금호석유화학이 '역대급'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실적이 우수한 데다 최근 주주환원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은 최근 글로벌 투자자인 블랙록(BlackRock) 고위급 관계자와 만났다.

블랙록은 14개 펀드를 통해 금호석화 지분 8.31%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9.5%)에 이은 3대 주주다.

특히, 블랙록은 금호석화의 실적 개선 가능성과 우호적인 배당정책을 활용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는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4천700억원, 당기순이익 4천416억원을 냈다. 지난 2011년도 이후 최대다. 실적 호조는 4분기에도 이어지면서, 금호석화는 올해 영업이익이 6천억원을 넘고 순이익도 5천억원을 웃돈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블랙록으로서는 다른 시기보다 주주환원을 강하게 요구하기 좋다"고 평가했다.

투자자의 관심은 금호석화의 자사주 소각과 배당성향 상향 여부다.

이 가운데 배당성향 상향 가능성은 매우 큰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보통주와 우선주에 1천원씩 배당했다.

올해는 배당에 기초가 되는 잉여현금흐름(FCF)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배당성향까지 높이면 배당금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사주 소각은 블랙록이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금호석화가 들고 있는 자사주 지분은 16.69%에 달한다.

이 때문에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는 '자사주 보유 규모가 과도하다'며 소각을 통해 주주권 강화를 제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론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한 만큼 주당순이익 등의 투자지표가 개선돼 주주가치가 높아진다. 삼성전자가 지난 지난달 말 자사주 4조8천억원어치를 소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 관계자는 "가능한 이야기나 현재까지 정해진 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연기금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스튜어드십 코드 등 주주환원에 대한 지향점을 알려주는 만큼 금호석화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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