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간신히 방어할 정도로 급락하면서 지난달 원유 파생결합증권(DLS) 조기상환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35~40달러 선까지 하락하지 않는 한 원유 DLS의 원금 손실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향후 유가 전망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조기상환된 원자재 DLS는 공·사모 합쳐 3건에 불과했다.

공모가 2건(약 24억5천만원), 사모가 1건(약 7억6천만원)으로 조기상환 금액은 32억1천만원 수준이었다.

지난 10월만 해도 조기상환된 공·사모 원자재 DLS가 17건으로 약 182억3천만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금액기준으로 5분의 1 넘게 줄어든 것이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조기상환액 급감은 더욱 두드러진다. 2017년 12월 원자재 DLS 조기상환 건수는 공·사모(외화 DLS 포함) 합쳐 96건, 금액은 약 1천617억원에 달했다.

이렇게 지난 11월 들어 원자재 DLS 조기 상환액이 감소한 것은 10월 초만 해도 배럴당 70달러에서 등락하던 국제유가(서부텍사스산원유·WTI기준)가 최근 한두 달 새 배럴당 50달러선까지 급락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WTI 가격은 배럴당 0.52달러(1.0%) 하락한 50.9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한 달간 유가는 22%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원유DLS의 낙인(Knock In·원금손실구간)이 발행 당시의 40~50% 정도로, 유가가 더 하락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원유DLS에서 원금 손실이 생길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가가 피크였을 당시 75달러 선 내외였기 때문에 아직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향후에도 국제유가 전망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생산량이 너무 많다는 우려 때문이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 성명서 등을 통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하락했지만, 더 낮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원유 감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저유가를 원하는 트럼프의 압박을 감안할 때 OPEC이 이번 정례회의에서 감산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가 제한적으로만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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