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대중강경파와 국제공조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어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3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 정상회담에서 무역전쟁을 일시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신문은 단기전으로 성과를 내는 데 집착하는 트럼프의 성격을 파악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이번 시 지도부와의 합의에 다리를 놓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은 지적재산권 보호 등 5개 분야에서 협상을 계속하는 한편 협상 중에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유럽연합(EU), 일본과의 무역협상에서 사용된 '보류' 방안이다.

이 같은 트럼프를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측은 정상회담에도 참석했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등 대중강경파다.

대중강경파는 중국이 미국에 기술이전을 강요하고 사이버 공격으로 기업 기밀을 훔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 방안인 '중국 제조 2025'의 철회를 요구한 것도 차세대통신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군사 전용으로 쓰일 위험을 의식해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미중 패권다툼은 20년, 30년 이어질 것'이라며 대중강경파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번에 대중강경파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지나치게 타협하지 않도록 물밑 작업도 잊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출발 직전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마이클 필스버리가 대통령 집무실에 초대된 것이다.

전직 국방부 관리인 필스버리는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합법·비합법적 수단을 모두 강구할 것"이라며 강한 비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미국 측이 협상 기한을 90일이라는 단기로 설정한 데다 그 이후 계획이 백지 상태라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은 모든 추가 관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지만 미국 측은 관세 인상을 일시 정지한다는 것일 뿐 관세 제재 조치 철회까지는 약속하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는 대중강경파가 관세 제재 철회의 조건으로 '중국 제조 2025'의 재검토를 요구할 것이라며 협상의 행방에 따라 미중 마찰이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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