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내년부터 특수형태근로 종사자(특수고용직)에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이 의무 적용되면 특수고용직의 약 70%를 차지하는 보험설계사 인력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보험설계사 인력이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보험설계사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면 인건비 부담을 피하려는 보험사가 인력 구조조정을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손해보험사 소속 전속설계사는 12.43%, 생명보험사 소속 전속설계사는 26.28%가 일자리를 잃었다.

손해보험사 소속 전속설계사 수는 지난 8월 기준 8만1천856명으로 5년 사이 1만1천629명(12.43%)이나 줄었다.

손보사 소속 전속설계사는 2013년 9만3천485명에서 2014년 8만4천639명, 2015년 8만4천5명, 2016년 8만3천237명, 2017년 8만1천968명 등으로 지속해서 감소했다.

생명보험사의 전속설계사 수는 지난 8월 기준 10만1천424명으로 5년 전(13만7천582명)과 비교하면 3만6천158명(26.28%)이나 사라졌다.

생보사 소속 전속설계사 역시 2013년 13만7천582명으로 시작해 12만4천595명, 11만8천986명, 11만3천559명, 10만6천989명, 그리고 지난해 10만1천424명 등으로 몸집이 계속 작아졌다.

이들이 일하는 점포 수도 감소하고 있다.

올 상반기 손보사 점포 수는 2천948개로 전년 같은 기간(2천993개)보다 45개 줄어들었다. 5년 전(3천251개)과 비교하면 303개의 점포가 사라졌다.

생보사의 점포 수는 이보다 더욱 가파르게 줄었다. 올 상반기 생보사의 점포 수는 3천375개로 전년 같은 기간(3천687개)에 비해 312개 줄었다. 5년 전(4천402개)에 비해 1천27개의 점포가 사라진 것이다.

이러한 감소 추세는 독립보험대리점(GA)과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 판매 채널 등의 확대에 기인했다는 게 보험업계의 평가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의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 보험설계사의 감소 폭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경영상 부담을 느끼고 설계사 조직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설계사를 노동자로 전환할 경우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약 2조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정부 고용보험위원회는 특수고용직의 고용보험 의무가입을 위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특수고용직이 고용보험 적용 대상으로 편입되면 이들도 실제 보수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고 실업급여를 받게 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 시 보험사들은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실적이 떨어지는 보험설계사부터 먼저 퇴출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에서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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