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2개월간 밀접한 연관성을 나타낸 증시와 채권의 움직임이 최근 디커플링 흐름을 보였다.

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10월과 11월 유사한 흐름을 나타낸 코스피와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반대 방향으로 갈라지는 모양을 나타냈다.



<코스피(빨강)와 국고채 10년물 금리(검정) 추이>



채권과 증시의 연관성 약화는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기 어려운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명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기는 어렵다"며 "그렇다고 (주가 안정이) 채권시장에 악재라고 해석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증시 안정이 채권시장에 악재가 아닌 이유는 국내 경제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국내 펀더멘털 지표 가운데 호조를 나타낸 것이 없다"며 "주가가 2,300~2,400 수준으로 오를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10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98.4를 나타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 연속 하락세다.

완화적으로 선회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입장도 주가와 채권 금리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 금리 인상 기조의 약화는 채권과 증시의 강세를 동시에 부추긴다. 저금리는 위험자산·안전자산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자산의 가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간) "금리가 역사적으로 여전히 낮지만, 경제에 중립적인 금리 범위의 바로 아래에 있다"고 말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또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내년 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가 금리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채권 금리 수준은 내년도 기준금리 동결 기대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며 "국내 경기의 대내외 하방 리스크로 채권시장의 강세 심리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레벨 부담에 추격 매수보다는 금리 상승시 매수 접근을 조언했다.

다만 앞으로의 채권 강세 전망에 의구심을 표하는 시장 참가자도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주변 얘기를 들으면 채권에 대해 롱 심리가 큰 것 같다"면서도 "현재 CD금리가 1.9%인데 조달 금리가 이렇게 오른 상황에서 5년 국채 금리가 2%가 채 안 되는 상황을 오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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