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국채시장의 수익률 곡선(커브) 역전과 관련해 성장 둔화 우려 뿐만 아니라 일부 수급 상황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됐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료에 따르면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은 5년물에서 유독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기준금리 기대치는 2년물과 5년물, 10년물 순으로 각각 플러스를 보이고 있으나, 기간 프리미엄은 5년물에서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현재 5년물 국채금리는 2.78%로, 2년물 금리 2.80%를 밑돌고 있다. 이들 구간의 커브가 역전된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국채금리는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미래에 기준금리를 설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을 광범위하게 추적한다. 이런 경우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지면 경제 성장 동력이 붕괴할 것이란 관측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정부의 부채는 중앙은행이 찍어낸 돈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는 데 따라 국채금리 역시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설정하는 기대치를 따라간다. 이것이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데, 이런 차이를 시장 수급 여건을 반영하는 기간 프리미엄으로 본다.

현재 연준 자료에 따르면 5년 국채금리에 한해서는 기준금리 기대치 수준과 기간 프리미엄이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리 예측보다는 수급 상황이 현재 5년물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듯이다.

투자자가 현재 일시적으로 2년물보다 5년물에 수요를 집중했고, 이는 커브 역전의 또 다른 이유가 될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볼 때 2년물과 5년물 금리의 역전만으로 경기 신호를 점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WSJ은 주장했다.

지난 1998년 다른 커브 구간과 달리 2년물과 5년물의 커브만 역전된 경우가 있었는데, 경기 침체가 뒤따르지 않았다. 커브 기울기를 측정하는 가장 공통된 수단은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격차다. 현재 이 스프레드는 꾸준히 축소됐지만, 여전히 플러스를 보이고 있다.

WSJ은 "심지어 전체 커브가 뒤집히더라도 투자자는 그 원인을 두고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커브 역전은 경기 침체를 야기하지 않고 경제에 대한 새로운 정보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전체 구간에서) 커브가 역전되더라도 그것은 경기 확장의 지속성과 활용 가능한 경기 지표 등을 근거로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란 시장의 가정을 반영할 뿐"이라고 진단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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