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올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규모 면에서 지난해의 두 배 가까이 커지며 폭풍 성장했다.

그러나 하우스별 전략 차별화가 크게 이뤄지지 않는 등 질적 성장 면에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규모는 약 23조6천1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설정액이 약 12조5천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거의 100%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 헤지펀드 시장이 급격히 확대된 것은 지난 4월 코스닥벤처펀드의 출시로 뭉칫돈이 몰린 데다 레포(Repo)펀드 등을 중심으로 채권형 하우스에 자금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코스닥벤처펀드 설정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약 2조9천억원으로, 이중 사모형에 2조2천억원이 몰렸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출시 첫날부터 수백억원이 몰리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출시 첫주인 지난 4월 9일 기준 코스닥벤처펀드 누적 판매액은 2조4천49억원이었으며, 이중 사모펀드 172개에 1조7천322억원이 유입됐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주춤하면서 지난 7월 중순까지 꾸준히 증가하던 자금 유입액은 8월 말부터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헤지펀드 회사별로는 교보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레포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됐다. 증시 변동성 확대 등으로 채권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교보증권 헤지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말 기준 3조3천483억원으로, 연초(2조1천279억원) 대비 1조2천 이상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 헤지펀드 설정액도 같은 기간 330억원에서 약 1조5천억원으로 불어났다.

한편, 펀드 수익률은 상품별로 천차만별이었다. 기업 상장 전에 투자하는 프리 기업공개(IPO) 펀드 일부가 두 자릿수의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파인밸류preIPO플러스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시탁 종류S'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5.44%, '헤이스팅스볼케이노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2호 종류 A'의 수익률은 25.86%였다.

반면, 최근 주식시장이 침체하면서 롱온리, 롱숏 등의 전략을 쓰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대체로 부진했다.

펀더멘탈 롱숏 전략을 쓰는 '유경PSG헤리티지밸류이벤트드리븐전문투자형사모혼합자산투자신탁 제1호 Clsaa C-S'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마이너스(-) 11.77%를 기록했다.

'제이앤제이포커스중소형주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1호S'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마이너스 16.64%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크게 증가했지만, 주로 레포 위주의 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시장 규모가 커졌다" 며 "시장이 성숙하기 위해서는 채권 이외에 다양한 전략을 쓰는 헤지펀드가 더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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