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한종화 기자 = 올해 서울 채권시장의 최대 이슈는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다.

한은은 지난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1.50%에서 1.75%로 25bp 인상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6년 5개월 만에 올린 이후 1년 만에 추가 인상이다.



◇ 한국은행 1년 만에 기준금리 금리 인상

한은은 지난 11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25bp 인상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금융 불균형과 내외 금리 차 확대에 대한 우려가 근거로 작용했다. 한은의 저금리 기조가 집값 상승에 일조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주택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부동산 정책을 쏟아낸 점 등이 한은의 금리 인상을 부추겼다.

또한, 미국이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네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내외금리 차 확대도 한은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거시경제 상황도 금리를 올리기 위한 기본적인 여건은 충족했다. 성장률은 여전히 잠재성장률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소비자물가도 1% 중반에서 2%대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1년간의 기다림 끝에 기준금리가 인상됐지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의 시각이 엇갈렸다. 경기 둔화 우려에 당분간 금리 인상을 없을 것이란 의견과 내외금리 차 확대에 내년 말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채권금리는 불확실성 해소와 경기 부진 우려에 장기물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 올해도 불거진 한은 독립성 논란…총재 연임과 실기론 확산

올해도 과거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싼 한은의 독립성 문제가 논란이 됐다. 지난 2014년 최경환 전 부총리의 '척하면 척' 발언 이후 한 달 만에 기준금리를 내리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적 있는 한은은 올해도 정부 인사들의 금리 인상 발언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당초 채권시장은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 이후 올해 초나 상반기에는 추가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 만료와 연임 이슈, 새 금통위원 임명 등으로 상반기 금리 인상 타이밍을 놓쳤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후 금리 인상의 불씨를 살린 것은 한은이 아니라 이낙연 국무총리 발언이었다. 이 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해 좀 더 심각히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고 발언한 적 있다.

정부 인사의 인상 압박 발언과 서울 주택가격 폭등, 안종범 수첩에서 한은 금리 인하를 암시하는 메모가 발견된 것 등으로 한은은 올해도 끊임없이 지난 정권에서 금리를 인하한 책임론에 시달렸다.

인상 실기론에 대한 압박에도 한은은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이후 다음 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정부의 압박을 받아 금통위가 운영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미·중 무역전쟁 우려에 널뛴 금융시장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는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올해 채권시장의 강세를 이끈 재료 중 하나였다.

무역전쟁 우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본격적으로 촉발됐다.

무역전쟁 우려가 확산되고 완화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국내 주가와 금리도 변동성을 키웠다.

지난 7월 미국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34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이에 중국도 미국 일부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했다.

그러나 9월 미국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무역전쟁은 전면전으로 확대됐다.

악화 일로를 걷던 미·중 무역갈등은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무역 담판을 통해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휴전'에 합의하면서 당분간 우려가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 고통받는 MMF…카타르 ABCP 우려로 인한 펀드런·환매 연기

지난 8월 말에는 터키발 금융불안의 여파로 머니마켓펀드(MMF)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줄줄이 빠져나가면서 크레디트 시장까지 불안해졌다.

터키 금융기관을 자회사로 둔 카타르 국립은행(QNB)에 대한 우려로 번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QNB의 자산담보부채권(ABCP)을 보유한 MMF에서 자금을 빼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고객의 환매 요청이 쇄도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매도 대응이 어려워졌다. 이에 DB자산운용은 QNB ABCP가 포함된 펀드의 환매를 연기하기도 했다. 이후 알파에셋과 흥국자산운용까지 환매를 연기하면서 QNB ABCP 펀드런은 크레디트물 전반의 약세로 번졌다.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운용사가 보유한 우량 카드채와 캐피탈채 등을 일제히 매도했기 때문이다.

QNB ABCP 펀드런의 영향으로 지난 8월 한 달간 MMF에서는 17조 원 이상의 자금이 이탈했다.



◇ 외국인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 역대 최대

외국인은 올해 국내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있었음에도 국채선물 매수 포지션을 꾸준히 늘려 역대 최대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올해 1월부터 꾸준히 국채선물을 매수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7월 금통위 이후에도 매수 포지션을 늘렸다. 누적과 청산을 반복하면서도 전반적으로는 순매수를 부지런히 쌓는 모습이다.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누적포지션은 지난 9월 27만8천 계약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올해 한국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매수 포지션을 유지해왔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가장 높았던 지난 5월 금통위를 앞두고 외국인이 누적 순매수 포지션을 청산했다가 동결 후 다시 쌓은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최근 국채선물을 매매하는 외국인 주체가 다양하고 순매수와 순매도 패턴도 일관성이 없어 통화정책과 직접 연관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었다.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외국인은 26만 계약 정도의 높은 누적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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