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연말 안에 '빅 피겨(큰 자릿수)'인 1,100원을 볼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연말 포지션 정리에 달러-원 환율이 1,100원 선 코앞까지 미끄러졌다가 반등한 가운데 외환 당국의 종가 관리에 대한 설왕설래도 오가고 있다.

5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6.20원 오른 1,111.50원에 개장 후 1,110원 상단에서 붙박이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달러화 약세에 따라 달러-원 환율이 2거래일 만에 15.90원 급락한 데 따라 한 차례 쉬어가는 장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하락 흐름이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달러-위안(CNH) 환율이 6.8위안대에서 좀처럼 상단을 키우지 않고 있는 데다 아시아 통화들이 뉴욕 금융시장 마감 이후 반등하면서 재차 1,100원을 향해 내려갈 여지가 남아 있어서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어쨌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달러-위안(CNH) 환율"이라며 "6.8위안대에서 지지받고 다시 오르면 달러-원도 지지력을 받겠으나 위안화 환율이 다시 고꾸라지면 달러-원도 1,100원까지 내려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 외환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 조정) 경계가 있었음에도 오후 달러-원이 크게 밀고 내려와 순식간에 1,100원을 목전에 뒀다"며 "연말엔 통상적으로 달러 공급이 많기 때문에 월말로 갈수록 달러-원이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위안화 강세가 의외로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어 달러-원 환율도 잘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미중 무역협상을 위한 정상회담에서 미중 대표 간에 암묵적으로 위안화 강세에 대한 합의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얘기까지 있다"고 말했다.

다만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달러화 흐름에 방향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여전히 이벤트 관련 경계 심리가 남아 있다.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에서 보듯 내년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연말 외환 당국의 종가 관리 경계에 따라 1,110원 근처에선 대체로 지지력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연말 종가가 1,120~1,130원 부근에서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빅 피겨를 잠깐 터치하더라도 이내 반등할 수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 빅 피겨를 올해 안에 볼 가능성은 충분히 있으나 12월이라 당국의 종가 관리에 대한 경계 또한 강하다"며 "일시적으로 1,100원이 뚫리더라도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1,120원에서 연말 종가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시장에 억눌렸던 불안 요인이 많이 해소됐으나 12월 FOMC 전후로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성장률 전망과 점도표 하락 조정이 함께 진행될 경우 달러 약세 폭이 경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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