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4대 시중은행의 인공지능(AI) 로봇을 활용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그간 수익률이 예ㆍ적금 이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자 이를 타개하고자 AI의 알고리즘에만 의존했던 시스템에 시장 전문가의 정성적 판단을 더 하

는 하이브리드형으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새 로보어드바이저 쏠리치(SOL Rich)를 출시한다.

로보어드바이저 개편은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직접 주문한 프로젝트다. 엠폴리오라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출시했지만, 그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엠폴리오가 AI에만 의존했다면, 쏠리치는 AI가 제시한 알고리즘에 신한은행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ㆍ투자상품서비스) 본부 전문가들이 시장 상황과 향후 시장 전망 등을 반영해 시장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했다.

로보어드바이저에 사람의 판단을 더 해 자체 시장 예측 모델을 갖춤으로써 수익률 극대화에 나선 셈이다.

알고리즘도 상승장에 강한 크래프트와 손잡고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본부와 IPS본부가 직접 개발, 운영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내년 2월까지 우리로보알파 고도화 작업을 진행한다.

AI에만 의존했던 기존 시스템에 지점의 PB(프라이빗뱅커)나 FA(파이낸셜어드바이저)가 시시각각 변하는 시황이나 고객의 니즈를 즉각적으로 반영해 주는 게 핵심이다.

또한, 고객이 선호하는 투자 지역과 펀드 종류 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자산 리밸런싱 기회를 넓혔다.

KEB하나은행은 내년 3월까지 하이 로보의 시장 예측력을 강화하기 위해 알고리즘 자체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연금 하이로보에 연계된 연금포탈 서비스도 완전히 새롭

게 탈바꿈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도 내년 상반기까지 로보어드바이저 케이봇 쌤 서비스를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부문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이 저마다 로보어드바이저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수익률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코스콤이 운영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 따르면 주식 투자 비중이 큰 적극투자형의 경우 시중은행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채권 투자 비중이 큰 안정추구형만 보더라도 2%를 간신히 넘는 수준에 그쳤다.

로보어드바이저에 시장 전문가의 판단을 더해 알고리즘을 새롭게 구성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 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하락장에서 강한 반면 상승장에서의 수익률은 고객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지수와 지표 등 숫자만으로 추종하는 알고리즘이 아닌 복잡한 변수를 고려해 사람의 예측력을 더할 필요가 생긴 것도 이 때문"이라며 "이미 10년 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도입한 미국도 이러한 하이브리드형 서비스로 전환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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