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주요 계열사 임원인사를 앞두고 신한금융그룹 안팎에서 세대교체와 조직안정을 주장하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올해 10여 년 만의 빅딜 인수·합병(M&A)에 성공했지만, 채용비리와 남산 3억 원 의혹에 휘말리며 호재와 악재가 겹친 신한금융이 어떤 선택을 할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달 21일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그룹사 임원 후보에 대해 추천을 한다.

그룹 부문장 4명과 부사장 3명은 이달 말 임기가 종료된다. 현재까진 대다수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부행장 7명 전원과 부행장보 중 6명의 임기가 만료돼 중폭의 변화를 내다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1960년대 생이 전진 배치된 만큼 새로운 인물이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은행 내부에선 배두원ㆍ신연식ㆍ왕미화 본부장 등의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은행 부행장 인사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내다볼 수 있는 가늠자라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제주은행과 신한리츠운용을 제외한 11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이들 CEO 선임을 위한 자경위는 3월 초께 열리지만, 사실상 부행장 인사를 통해 이달 중 대략의 윤곽이 드러난다.

이번 계열사 사장단 인사의 최대 변수는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연임 여부다.

실적 면에선 나무랄 게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검찰의 최근 조사가 위 행장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오렌지라이프 인수 승인 심사에 돌입한 금융당국도 신한금융의 채용비리 이슈보다 남산 3억 원을 둘러싼 정치적 의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향후 그룹 후계구도에 미칠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간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조직의 안정에 방점에 둔 인사를 해왔다고 하지만 임기가 만료되는 CEO와 임원 상당수는 조 회장의 전임자인 한동우 전 회장이 임명한 인사다.

한 전 회장이 현재까지 고문을 맡은 탓에 조 회장이 인사를 통해 제 색깔을 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부에선 내년 3월 한 전 회장의 고문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올해 연말인사가 사실상 조 회장의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첫 인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한 전 회장이 신한은행과 신한생명 등 핵심 계열사 인사에 대한 의중을 전달하는 등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조직의 안정을 주장하는 측은 세대교체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거론한다.

각종 의혹에 연루된 임원들을 모두 제외하기엔 인력풀이 제한적이란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내부에선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과 지주 인사를 두고 과거 신한 사태에 버금가는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과거에도 40대 임원이 그룹의 핵심 키맨으로 성장했던 사례를 고려하면 기존 인물이 아닌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의 안정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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