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자본난을 겪고 있는 푸본현대생명(옛 현대라이프)과 MG손해보험의 희비가 대주주의 결정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푸본현대는 벼랑 끝에서 자본확충에 성공하며 경영정상화의 길로 들어선 반면, MG손보는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며 시장 퇴출 위기에 놓였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본현대는 올 3분기 기준 보험금 지급여력(RBC) 비율이 258%를 기록, 전 분기보다 11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푸본현대는 상반기 RBC비율이 147.7%로 금감원 권고기준인 150%에 미달했지만 9월 최대주주가 대만 푸본생명으로 바뀌고 3천억 원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푸본현대는 현대라이프 시절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업 구조와 조직 개편 등 고강도의 자구 노력을 벌였다.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던 영업 채널을 대폭 축소하고 전 직원의 3분의 1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으며 점포 수를 기존 75개에서 10여 개로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결과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40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443억 원 적자에서 크게 개선됐다. 부동산 매각에 따른 약 420억 원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100억 원대 순이익 시현이다.

푸본현대는 4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아 올 한해 전체로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본현대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을 앞두고 생존을 위해 선제로 자구 노력을 했고,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하반기 들어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등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험업계 RBC비율 최하위를 기록했던 MG손보는 여전히 경영위기를 벗어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MG손보의 RBC비율은 82.39%로 금융위원회의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받은 상태다.

보험업 감독 규정상 RBC비율이 100%를 밑돌면 경영 개선권고, 50% 미만 시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 등의 순으로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MG손보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9월 말까지 자본을 확충하겠다는 경영개선안을 당국에 제출했지만, 새마을금고가 증자 참여를 거부하면서 경영개선요구까지 받은 상태다.

경영개선요구 조치에 따라 MG손보는 오는 14일까지 경영개선 요구사항에 대한 이행계획서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가 승인하면, MG손보는 2개월 이내 자본확충을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금융위의 승인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이번에도 자본확충에 실패할 경우 주식 소각 등 사실상 파산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전신인 그린손보가 2011년 12월에 적기시정조치를 받고 이듬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자베즈파트너스의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에 인수된 지 6년여 만에 다시 회사를 잃게 될 위기에 놓은 것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MG손보가 적기시정조치를 받았지만, 흑자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단기간에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성 자산이 풍부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본확충만 이뤄진다면 경영 안정화와 건전성 확보는 금방 이뤄질 수 있지만, 대주주가 명확한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라며 "극적인 해법이 나오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내년 초께야 생존 여부가 결정 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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