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사내 벤처로 태어난 네이버에는 '분사(分社) DNA'가 있다. 자회사 확대를 위해 스타트업의 지분을 취득하거나 인수하는 방법도 있지만, 네이버는 사내 분사를 통해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올해 3분기에만 새로 설립한 회사는 라인파이낸셜, 라인크레딧, 라인벤처스, 언블록 등을 비롯해 24곳에 이른다.

이들은 따로 기업을 취득해서 생겨난 자회사가 아니라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새로 설립한 곳들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확장전략은 네이버의 뿌리와도 연관이 깊은 것으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지난 1999년 삼성SDS의 사내 벤처로 출발했다. 사내 기업으로 출발해 분사한 케이스인 셈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사내에서도 계속해서 쪼개고 나누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들이 네이버 자회사인 일본 라인(LINE), 캠프모바일이다.

올해에도 라인게임즈와 라인 산하 라인웹툰을, 2년 전에는 사진 애플리케이션인 스노우를 분사했다.

네이버의 이런 자회사 분리는 '기업내기업(CIC·Corporation in Corporation)'을 장려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CIC는 분사 전 단계의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사내에 작은 독립기업을 운영하다가 사업성이 일정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면 자회사로 분리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초에는 브이라이브(V Live)와 네이버TV 등 동영상 분야를 합한 V와 네이버페이 사업을 CIC로 각각 출범시켰다.

지난 9월에도 '그룹&'이라는 CIC를 출범하고 네이버밴드와 카페(Cafe)를 담당토록 했다.

이런 회사 전략에 힘입어 2015년 해외법인을 포함해 55개 정도에 그쳤던 계열사는 2018년 현재는 130개에 이른다. 이 중 80개 이상이 해외법인이다.

그 사이 네이버는 일본에서 라인을 통해 가상화폐 사업을 하기 위한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적극적인 자회사 설립과 분사 등으로 사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3분기에만도 이런 자회사 설립, 지분 투자 등으로 관계 기업에 투자한 자금이 5천726억원 수준에 이른다.

한편, 네이버가 직접 인수한 곳으로는 3D 지도 기술업체 에피폴라,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 명함 관리 어플리케이션 리멤버 운영업체인 드라마앤컴퍼니 등이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분사, CIC 등의 형태로 사업 자체에 집중할 수 있고 기업 문화를 바꿔나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며 "다만, 사업성이 없으면 가차 없이 버릴 수 있다는 우려와 고용안정, 복지 등의 문제가 지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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