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 강남권의 이른바 '로또아파트'가 청약자가 줄면서 주택시장의 눈치 보기가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적으로 주택경기가 침체하는 신호로 분류될 수 있어 비서울 청약경쟁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삼호가든맨션3차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라클라스'의 1순위 청약접수 결과 평균 23.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104㎡B는 경쟁률이 412대 1까지 치솟았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했고 강남권 주요 입지라는 점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의 흥행은 정해진 수순으로 여겨졌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2천만원가량 저렴해 '로또아파트'로 불린 점도 경쟁률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하지만, 올해 강남권의 주요 단지분양과 비교하면 1순위 청약자 규모는 줄었다.

지난 3월 분양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인 '디에이치자이 개포'에는 1순위 청약자가 3만1천명 이상이 몰렸다. 지난달에 선보인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은 총 청약자가 9천671명으로 기록됐다. 이번 '디에이치 라클라스'는 5천28명까지 낮아졌다.

서울 집값 하락이 통계로 확인됐고 내년까지 주택경기가 부침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요자들이 움츠러들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지난 한 달 사이에 부동산 경기가 더 침체했는데 경쟁 분양단지 대비 디에이치 라클라스의 분양가는 좀 더 올라간 점 등이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동향을 보면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 10월 22일부터 내림세다. 이 기간에 서초구의 아파트 가격은 0.44% 빠졌고 강남구와 송파구는 각각 0.52%, 0.54% 하락했다.

강남 청약자가 흔들리면서 비서울 경쟁률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옮겨간다.

전국 주택시장에 새 아파트 선호, 국지적인 차별화가 확산하면서 자치구별로 나오는 통계에 대한 신뢰가 이전보다 약해졌기 때문이다. 청약자 감소가 다른 지역까지 두드러지면 시장 침체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규제가 적용되는 비서울 중에서 과천이나 성남시 분당구, 대구 수성구 등은 지역 내에서 강남과 비슷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갈수록 분양이 줄어들 텐데, 이들 주변 지역에서도 분양 이상현상이 감지되면 사업자나 수요자들의 고민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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