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주택가격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자가소유자의 소비는 0.02%포인트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체 주택 소유의 34.8%를 차지하는 고령층이 노후 대비 등을 이유로 잠재적 이득을 소비로 연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승윤 한국은행 조사국 과장은 6일 '주택자산 보유의 세대별 격차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주택가격 상승으로 소비가 증가하는 자산효과는 중장년층보다 고령층에서 매우 작게 나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반적으로 주택가격 상승은 자산효과를 통해 소비를 진작시킨다고 알려졌다.

주택가격이 오르면 현재 가용할 자산이 늘어나거나 미래 소득 증가를 예상하면서 소비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주택가격 상승은 담보가치 상승으로 연결된다. 소비를 늘리는 유인이 될 수 있다.

보고서는 주택보유는 세대별 구성과 보유 여부에 따라 주택가격 변동이 소비에 미치는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생애 주기상 미래에 주택을 사야 하거나 확장해야 하는 젊은 층이나 무주택자는 주택가격이 상승할 경우 내 집 장만을 위해 예비적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미국은 주택가격이 소비에 미치는 효과가 0.05 내외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가구패널자료를 통해 추정한 결과 주택가격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0.02~0.1 사이라고 분석했다.

주택가격이 1%포인트 상승하면 소비증가율이 0.02%포인트 늘어난다는 의미다.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의 하한에 가까운 수치다.

보고서는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로 고령층의 주택보유 증가를 꼽았다.

2013년부터 2017년 사이에 고령층의 주택자산은 4.6%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청년층은 1.4%포인트, 중장년층은 3.2%포인트 각각 줄었다.











주택가격 상승은 무주택가구의 소비를 더 위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이 1%포인트 오르면 무주택가구의 소비증가율은 0.246%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과 고령층 무주택가구의 경우 소득 및 고용여건이 취약하여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거비용 확대가 소비 여력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주택보유가구 중 주택가격 상승의 자산효과가 고령층에서 매우 작게 나타난다"며 "무주택가구는 소득 및 고용여건이 취약한 청년층과 고령층의 소비 제약 효과가 중·장년층에 비해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추정결과는 주택가격변동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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