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회장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가 캐나다 당국에 체포된 가운데 미국이 화웨이 사태를 추후 90일 무역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지가 주목된다.

특히 이번 화웨이 사태는 지난 4월 미중 갈등의 핵심으로 떠올랐던 ZTE(중흥통신) 사태와 닮은꼴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 4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주요 기업이자 세계 4위 통신장비업체인 ZTE와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7년간 중단하는 내용의 제재를 발표했다.

당시 생산을 위한 핵심 부품 대다수를 미국 기업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던 ZTE는 한때 주요 영업 활동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하면서 폐업 직전의 위기로 내몰렸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수차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ZTE에 대한 제재 완화를 요청했고 결국 이는 5월 개최된 미중 무역 협상에서 핵심 안건으로 떠올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화웨이 관련 보도에서 ZTE 사태를 언급,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ZTE 사안을 중국과의 무역 협상 도구로 활용했다고 언급했다.

당시 미국 상무부에 ZTE 제재에 관련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파악해 ZTE 건을 무역 협상의 무기로 썼다는 것이다.

이후 7월이 되어서야 미국의 ZTE 제재가 해제됐고, ZTE는 미국 정부에 1조원이 넘는 벌금과 보증금(14억 달러·약 1조5천600억 원)을 지불해야 했다.

화웨이 사태도 미국이 추후 중국과의 90일 무역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화웨이는 세계 1위의 통신장비업체로 알려져 있으며 만약 강도 높은 제재가 가해질 경우 ZTE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

WP에 따르면 멍 CFO의 부친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인민해방군(PLA)의 전직 관료다.

멍 CFO는 16세 때 모친의 성을 따라 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표 기업인 화웨이의 상징성 등이 화웨이를 미중 협상의 핵심 요소로 끌어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주말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 열린 미중 무역 담판 이후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과 중국이 향후 90일 이내에 협상을 완료하고자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이 언급한 협상의 안건은 강제적인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보호, 비관세장벽, 사이버 침입·절도, 서비스, 농업에 관한 구조적인 변화를 위한 협상 등이다.

미국 측이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사이버 침입·절도 등 기술 기업에 직접적 관련이 있는 안건을 미리 언급한 셈이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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