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위원회가 예산심사권을 가지고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는 금융감독원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 금융위가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6일 최근 불거진 금감원과의 갈등과 관련해 "그렇게 비춰질 일도 아니고 특별히 입장을 언급할 사안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위는 그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라며 "감사 결과에 따라 공공기관 수준으로 예산안을 조정한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노동조합 측은 금융위의 예산안 감액 요구가 일종의 갑질이라며 해체까지 요구한 상태지만, 금융위는 이에 성급히 대응하기보단 순리대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지켜봐 달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매년 이맘때 반복적으로 있었던 일로 올해라고 특별히 갈등이 심한 것이 아니다"며 "예산안 심사는 합리적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고 조만간 오해 없이 잘 해결될 수 있을 테니 성급히 판단하기보단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내년도 예산안에서 1~3급 직원 비중을 현행 43.3%에서 35%까지 8.3%포인트(p) 줄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에 금융위는 최소 5%p를 더해 30% 이하로 축소할 것을 요구했다.

성과급이나 인건비 등 각종 비용도 추가로 줄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인력 구조 개선을 위한 명예퇴직 등을 건의했지만, 금융위는 단기 비용 확대를 이유로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금감원 노조는 금융위의 이러한 결정 배경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과 케이뱅크 인가 과정에서 발생한 당국 간 의견 충돌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는 예산안 심사 결과에 특정 의도를 가진 배경을 언급하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명백한 기준이 있는데 다른 배경을 들어 확대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금감원이 완전한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책임이 커지는 데서 온 결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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