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소식 등으로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거의 3개월래 최저치로 후퇴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의 충돌 우려에다 경제 지표 부진이 더해지며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이 감산 규모 합의에 난항을 겪으며 큰 폭 하락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멍 회장은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주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90일간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상황이다.

정상회담 직후 몇 가지 세부 항목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며 향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던 상황에서 멍 CFO의 체포 소식이 불안감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부터 시작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회동에서 감산 규모 결정이 지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한 점도 시장을 짓눌렀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2.6%가량 하락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780포인트가량 급락하는 등 극심한 불안에 노출됐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대체로 부진했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는 17만9천 명을 보였다. 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9만 명을 하회했다. 지난 10월의 민간 고용 증가 22만7천 명은 22만5천 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상무부는 10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1.7% 늘어난 554억9천만 달러(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적자 규모다. WSJ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는 550억 달러였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4천 명 감소한 23만1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 22만4천 명보다 많았다.

10월 공장재 수주 실적은 전월보다 2.1% 감소했다. WSJ 조사치 2.0% 감소보다 더 부진했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이 발표한 11월 미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계절조정치)는 전월 54.8에서 54.7로 낮아졌다.

반면 공급관리협회(ISM)는 1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달 60.3에서 60.7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사상 최고치였던 61.6에서 10월에 감소한 뒤 다시 상승해 두 번째로 높았다. WSJ이 집계한 이번 달 전문가 예상치는 59.0이었다.

또 노동부는 3분기 비농업 생산성 최종치가 연율 2.3%(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된 예비치와 WSJ이 집계한 시장의 전망은 2.2% 상승이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40포인트(0.32%) 하락한 24,947.6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11포인트(0.15%) 하락한 2,695.95에 장을 마감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188.26으로, 29.83포인트(0.42%)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CFO 체포 여파, 미 국채금리 움직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관계자 발언 등을 주시했다.

주요 지수는 화웨이 돌발 악재에 장 초반 큰 폭의 하락세에 시달렸다.

하지만 오후장에서 차츰 낙폭을 줄였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주요 기술주 주가가 반등하면서 시장의 불안이 차츰 완화했다.

장 후반에는 연준이 내년 통화 긴축에 한층 신중을 기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주요 지수도 낙폭을 빠르게 줄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관계자들이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지만, 내년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관망(wait-and-see) 모드'로 전환할 것이란 신호를 줄지 고민 중이라고 보도했다.

저널은 이런 전환은 연준이 분기당 한 번꼴의 금리 인상에서 후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다우지수는 빠르게 낙폭을 줄였고, 나스닥은 소폭의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종목별로는 아마존 주가가 1.9%가량 상승했고, 넷플릭스는 2.7% 올랐다. 반면 애플 주가는 1.1%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커뮤니케이션이 1.04% 오르며 가장 선전했고, 기술주도 0.23% 올랐다. 반면 에너지는 1.77% 하락했고 금융주는 1.44%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와 미·중 무역 갈등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뒤섞이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커졌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 웰쓰 매니지먼트의 델로레스 루빈 수석 주식 트레이더는 "이번 주 증시는 머리기사에 평소보다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시장을 헤쳐나가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3.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17% 상승한 21.1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9bp 내린 2.872%를 기록했다. 지난 8월 31일 이후 가장 낮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4.0bp 내린 3.134%를 나타냈다. 9월 14일 이후 최저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5bp 내린 2.756%에 거래됐다. 9월 1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장중 10bp 이상 급락하며 100일 이동평균선인 2.747%를 하회하기도 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11.0bp에서 11.6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가 애도의 날로 하루 휴장했던 미 국채시장은 거의 한 달 동안 지속 중인 상승 흐름을 쉬지 않고 이어갔다.

무역 전쟁 휴전 결정 이후 잠잠해졌던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며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 부회장이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되자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의 무역 휴전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졌다.

다만 최근 장기물 위주의 랠리와 달리 이날은 단기물이 상대적으로 더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계속해서 낮아진 결과다.

연준은 오는 18~19일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도 12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다만 내년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부각되고 있으며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이날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내년 연준이 꾸준한 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났다. FOMC 투표권이 없는 그는 연준이 금리 정상화 계획에 있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최근 가파른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기대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큰 폭 하락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었고 위험회피 심리를 키웠다.

캔토 피츠제럴드 LP의 브라이언 에드먼즈 금리 대표는 "지금 당장 위험을 피해야 해서 국채를 사고 있다"며 "위험회피는 더 진행될 여지가 있어 이런 분위기에서 먼저 나서서 빠져나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스리-쿠마 글로벌 전략의 코말 스리-쿠마 회장은 "흐름이 완전히 변했다"며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데드캣 바운스'를 보지 못한 채 전 거래일 대규모 조정에 이어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는 사실은 주식에 더 많은 고통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이날 지표 역시 부진해 미 국채 수요를 높였다.

10월 미국 무역적자는 10년래 최대로 늘어났고, 11월 민간고용은 시장 예상보다 적었다.

이제 투자자들은 오는 7일 발표 예정인 고용보고서에 관심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률 곡선 역전 임박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만큼 고용이나 실업률을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아메리컨 센추리 인베스트의 존 로비토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수익률 곡선이 많은 경기침체 예측 가운데 하나"라면서도 "낮은 실업률과 건강한 고용 증가는 미국 경제에 대한 늘어나는 공포가 과도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향후 12개월 안에 침체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70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223엔보다 0.516엔(0.46%)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81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445달러보다 0.00374달러(0.33%)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27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45엔보다 0.18엔(0.14%)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33% 내린 96.735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무역 전쟁 휴전에 합의한 뒤 잠잠해졌던 양국 긴장이 다시 높아졌다.

인터마켓 스트래트지의 아담 버튼 외환 분석가는 "체포 소식으로 최근 위험회피 흐름이 다시 커졌다"며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에서 어떤 것도 실행된 것이 없다는 점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통화인 엔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코메르츠방크의 에스더 마리아 레이첼트 외환 전략가는 "무역 영역 밖에서 일어나는 정치적인 분쟁이 무역협상의 성공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다시 위험회피 증가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험회피가 커지면 달러는 대체로 강세지만, 미국 경제둔화 우려로 달러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미 국채금리 하락세는 지속했으며, 국채시장의 수익률 곡선 역전 우려 역시 여전했다. 국채 금리가 오를 때 달러는 강세를 보인다.

약해지는 경제지표와 확대되는 시장 변동성 속에서 수익률 곡선 역전 우려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스코티아 뱅크의 샤운 오스본 수석 외환 전략가는 "이날 달러 움직임은 금리 움직임에 연동됐다"며 "달러에 닥친 문제는 미국 국채금리 하락과 연준에 대한 기대 소멸이라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IG증권의 주니치 이시카와 선임 외환 전략가는 "달러는 이달 연준 회의 때까지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시장은 연준의 정책 스탠스와 경제에 대한 분석을 보고 싶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수익률 곡선 역전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다소 과도해 보이지만 달러는 연준 회의라는 허들을 넘을 때까지 확실한 방향성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 애도의 날로 미뤄져 이날 집중된 경제지표는 잇따라 부진했다.

10월 미국 무역적자는 555억 달러로 10년래 최대치로 치솟았고, 지난달 호황을 보이며 시장에 안도감을 줬던 민간 고용도 11월에 다시 약해졌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헌터 미국 경제학자는 "무역적자가 늘어난 것은 중국으로 수출이 더 급감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4분기 GDP 성장률에 다시 한번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긴장 고조에 위안화는 달러 대비 0.30% 하락했다. 장중 0.7% 이상 떨어지며 8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역 분쟁에 민감한 호주 달러 역시 0.44% 하락했다. 장중 낙폭을 키우다 달러 약세가 짙어지면서 낙폭을 줄였다.

유가에 민감한 캐나다 달러와 노르웨이 크로네 역시 약세를 보였다.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가파른 유가 하락이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해 캐나다 달러는 장중 달러 대비 1년 반래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40달러(2.6%) 하락한 51.4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이날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작된 OPEC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주요 산유국 회동에서의 감산 규모를 주시하고 있다.

OPEC과 회원국들이 이날 회의에서 감산 규모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가운데, 시장의 기대보다 작은 규모의 감산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불안이 증폭됐다.

주요 산유국들은 이날 감산을 단행한다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했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확정하지 못했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부 장관은 하루평균 100만 배럴가량의 감산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앨버타주의 하루평균 32만5천 배럴 감산 등을 고려하면 이 정도 감산이 충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앞서 OPEC 경제위원회가 권고한 감산 규모 하루평균 130만 배럴에 못 미치는 규모다. 시장에서도 유가 하락세를 멈추기 위해서는 하루평균 130만 배럴~140만 배럴의 감산이 필요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마저도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알 팔리 장관은 "감산 규모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오늘은 물론 내일까지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산유국인 러시아가 여전히 큰 폭의 감산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러시아 유전의 겨울철 강추위를 고려하면 러시아의 감산이 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발언을 내놨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2거래일째 큰 폭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위험자산이 전반적으로 약세인 점도 유가 하락을 압박했다.

다만 미국의 원유 재고가 11주 만에 증가세를 멈춘 점은 유가의 하락 압력을 완화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732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원유재고는 앞선 주까지 10주 연속 증가했다.

WTI는 장중 한때 4% 넘게 떨어지기도 했지만, 미 재고지표 발표 이후 낙폭을 다소 줄였다. 또 오후장에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낙폭을 줄이면서 유가도 소폭 반등해 마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의 최종 감산 규모를 주시하는 중이다.

어케인 캐피탈의 존 키들루프 창립자는 "100만 배럴 감산은 명백하게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면서 "산유국 내에 혼란이 있는 게 분명하며, 의견이 통일되기보다는 이견이 있는 것이 명확하다"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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