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KB국민과 신한, 우리, 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이 최근 공매에 부친 유휴부동산이 잇따라 유찰되는 등 부동산 거래 급감 여파가 은행권의 유휴부동산 매각에도 미치고 있다.

은행권은 이에 따라 이들 부동산의 가격을 낮춰 매각에 부치거나, 수의계약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지난달 이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매 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진행한 공매 16건 모두가 유찰됐다.

KEB하나은행은 인천 남동구 논현동 신탁부동산과 강원도 정선군 임야,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판매시설 등을 공매에 부쳤지만 낙찰에 이르지 못했다.

신한은행이 지난 8월 이후 공매에 부친 9건의 부동산 역시 모두 유찰됐다.

신한은행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용현동 근린생활시설과 경상북도 칠곡군 북삼읍 다세대주택, 충청북도 진천군 이월면 운동시설 등을 온비드에 올렸지만 팔리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지난 9월 경기도 수원시 아파트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암동 아파트,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 상가, 경상북도 구미시 송정동 아파트, 충청남도 아산시 온천동 아파트, 강원도 속초시 교동 아파트,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읍 아파트 등 7건을 온비드에 내놓았다.

이 중 경상북도 구미시 송정동 아파트만 낙찰됐다.

국민은행은 지난 10월 지점으로 쓰던 건물 7건을 매각에 부쳤고 이 중 2건만 낙찰됐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유휴점포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인터넷·모바일뱅킹 등의 비대면거래 확대 영향으로 영업점 통폐합을 본격화한 영향이 크다.

오프라인 영업 지점 방문 고객 비중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점포 중복 등으로 불필요한 지점을 정리해 비용 효율성이 높이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국내 영업점포 수는 2016년 말 5천113곳에서 지난해 말 4천812곳으로 301곳(5.8%)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올해는 지난 3분기 말까지 15곳 줄며 감소 폭이 줄었지만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 따른 '거래절벽'으로 유휴부동산 매각이 쉽지 않은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비용이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주변 상권 침체 등으로 수익이 거의 나지 않아 부동산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매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진행되지 못하고 유찰되는 경우가 많아 보유가치가 낮아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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