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매각에 나서면서 매각 후 주주로 남을 가능성까지 검토하는 등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 지주가 카드의 매각 후에도 주주로 남는다면 인수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출 수 있고 롯데 측도 주력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7일 "가장 중요한 부문은 인수자 의지이지만 만약 협상 과정에서 지분 일부를 남겨야 한다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롯데 입장에서도 유통이 중요하고 인수자 역시 롯데와 관계 유지를 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사의 매각을 공식화하고 인수자를 찾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롯데카드는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대대적인 카드수수료 인하를 발표하면서 매각에 난항이 예상돼 롯데그룹이 매각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 지주는 롯데카드 지분을 93.8%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재 M&A(인수합병) 시장에서는 롯데카드 인수 금액을 1조 원 안팎으로 예상하는데 협상 과정에서 지분 일부만 거래하면 매각 가격은 낮아질 수 있다.

롯데그룹은 우선 3자 매각을 중심으로 지분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지만 기한 내 매각이 불발된다면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순수 일반지주사인 롯데 지주는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롯데 지주는 지난해 10월 1일 지주사체제를 출범했기 때문에 내년 10월까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이나 하나금융지주, BNK금융 등 금융 지주사들이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BNK금융 그룹은 실무진 차원에서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인수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매각이 추진되는 롯데 금융계열사의 신용등급은 향후 인수자의 지원능력에 달렸다고 진단하고 있다.

나이스신평은 "롯데그룹에서 분리되면 인수자의 지원능력에 따라 해당 회사의 신용등급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한, "은행 등 롯데그룹보다 지원능력이 우수하거나 동일한 수준의 주주에 매각되면 현 등급을 유지하고 롯데그룹 대비 지원능력이 열위인 주주에 매각되면 등급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에 대한 매각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롯데 캐피탈의 처리는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 캐피탈은 3자 매각을 할지 내부 계열사 간 매각을 해야 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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