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관망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등 연준 내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위원들의 발언과 성명 등에서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린 뒤 다시 관망 모드에 돌입할 신호를 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들어 연준 위원들이 '지표에 대한 의존'을 높여야 한다고 잇달아 발언하는 데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연준은 지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성명에 고정적으로 포함됐던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문구의 수정 여부에 대한 논의를 나눈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위원들이 향후 경제 지표에 대한 평가를 더욱 중시하는 쪽으로 문구를 수정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지난 FOMC 의사록에서 확인됐다.

이러한 문구 변화가 경제 환경의 변화에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내년 금리 인상 전망이 경제 변화에 따라 수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한 인터뷰에서 "미래 금리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같이 클 때는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가이던스가 "잘못되면 연준의 신뢰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연준의 무게 중심축은 이미 매 분기 금리를 올리던 점진적 금리 인상에서 '지표에 의존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은 미리 정해진 경로를 갖고 있지 않다"라며 "지표에 더욱 면밀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이날 연설에서 경제가 안정되고 금리가 중립금리에 가까워진 환경에서 연준은 "지표를 예의 주시하면서 조심스럽게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 변화는 글로벌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유가가 급락하고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는 것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유가 급락에 인플레이션 기대도 크게 낮아졌다.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10월에 전년 대비 1.8%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도는 것이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 경제가 내년 1분기와 상반기에 지금과 매우 다를 수 있을 가능성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카플란은 억제된 물가 압력으로 "FOMC와 내게 참을성을 가질 약간의 여지를 준다"라고 언급해 연준의 행보가 신중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연설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을 갑자기 불이 꺼졌을 때 거실을 걸어나는 일에 비유한 바 있다.

파월은 "(불이 꺼지면) 당신은 무엇을 하느냐?"라고 반문하며 "속도를 늦추고 약간 덜 빨리 가게 될 지 모른다. 그리고 (가면서) 더 많은 것을 느낄 것이다"라며 "이러한 종류의 불확실성에서는 조심할(careful)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연설에서 현 금리가 중립금리 추정치의 바로 밑에 있다고 언급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 9월 연준 위원들이 제시한 중립금리 범위 추정치는 2.5~3.5% 수준이다.

이후 연준의 내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크게 낮아진 상태다.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은 앞서 연설에서 연준의 금리 종착지가 중립금리 범위 대에 있을 것을 시사했다.

퀄스 부의장은 "그 범위대 어디에서 끝날지는 들어오는 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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