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내년도 회사채시장은 경기둔화 및 기업실적 악화 우려 등으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다만, 회사채 공급물량 축소와 고금리채에 대한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신용스프레드가 마냥 확대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오히려 보수적인 투자심리가 진정되면 하반기부터 강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7일 시장전문가들은 2019년 회사채시장의 리스크로 기업의 실적둔화와 이에 따른 크레딧 리스크 확대, 글로벌 금리상승에 따른 디레버리징 가능성, 시장금리 상승 전망에 기댄 올해 회사채 선발행 움직임 등을 지목했다.

모두 회사채의 펀더멘털과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요인들이다.

◇ 펀더멘털 악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전문가들은 경기둔화로 인한 기업들의 실적둔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펀더멘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면서 회사채시장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내년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을 권고한다"며 "미중 무역분쟁 여파와 경기둔화 논의는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세용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분쟁과 국내 경기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기업실적의 추가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아직 다수의 신용등급 하향이 이뤄질 정도로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나,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기업 펀더멘털 저하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내년 신용리스크 커질까

전문가들은 그동안 국내외 저금리에 기댄 유동성 효과가 작용했으나 경기둔화 등과 맞물리면서 금융권을 중심으로 디레버리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실적 부진과 가계여신 증가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최근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로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그렇다고 당장 신용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회사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지는 않을 것이란 진단이 여전히 우세했다. 특히 자동차업종의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컸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년간 실적이 부진한 업체를 중심으로 등급 하향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김상훈 애널리스트도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시각변화는 필요하다고 권고하면서도, 내년에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은 시기상조로 진단했다.

그는 "경기둔화로 인한 기업실적 둔화가 기업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겠지만, 지난 3~4년간 쌓아온 체력은 소규모 사이클 하락을 버티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했다.

◇ 회사채 공급축소와 고금리 메리트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비우호적인 환경에도 내년에도 수급 측면에서는 회사채시장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많았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을 염두에 두고 올해 다수 기업이 회사채를 선발행한 데다, 경기둔화에 따른 투자 감소 등이 기업들의 회사채 발생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기명 애널리스트는 "내년 크레딧 채권의 순발행 규모가 올해보다 축소될 것"이라며 "전반적인 수급은 수요 우위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용 애널리스트는 "비우호적인 해외투자여건과 기관 운용규모 확대 등 수요처가 늘어나는 가운데 발행유인은 크지 않아 우호적인 수급이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외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가 완화되는 하반기에는 투자여건이 개선될 경우 스프레드 축소속도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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