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하루평균 120만 배럴 감산을 결정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2달러(2.2%) 상승한 52.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3.3% 올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결정, 미국 고용지표 및 증시 동향 등을 주시했다.

OPEC과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주요 산유국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례회동에서 내년 1월부터 하루평균 120만 배럴 감산을 단행키로 합의했다.

OPEC 회원국은 하루평균 80만 배럴을 감축한다.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은 하루평균 40만 배럴 감산에 나서기로 했다.

주요 국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평균 25만 배럴을 감산키로 했다. 러시아는 이보다 소폭 적은 23만 배럴을 줄인다고 WSJ은 전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사우디의 산유량이 이번 달 1천70만 배럴에서 내년 1월에는 1천20만 배럴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전일 산유국들이 감산 규모를 결정하지 못한 가운데, 하루평균 100만 배럴 감산에 그칠 것이란 언급도 나온 것과 비교해서는 감산 규모가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러시아가 감산 규모를 늘리기로 하면서 이런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감산 규모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크게 결정되면서 시장도 안도했다.

우드맥킨지는 이번 감산 결정으로 내년 3분기까지 시장 수급이 타이트해질 것이라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 선 위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우드맥킨지는 특히 "산유국들이 미국의 가파른 생산 증가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원유채굴장비가 큰 폭 줄어든 점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베이커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가 10개 줄어든 877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큰 폭 하락하는 등 위험투자가 위축돼 유가 상승폭은 제한됐다.

미국의 11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15만5천 명 증가에 그치는 등 부진하게 나오자 경기 둔화 우려가 한층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또 미 연방 검찰이 중국 정부와 연결된 해커들을 기소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점도 불안을 더욱 심화했다.

이에따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한 때 650포인트가량 내리는 등 큰 불안을 노출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 감산 규모가 작지는 않은 만큼 유가 하락세도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BNP파리바의 해리 칠링구리안 원자재 시장 전략 대표는 "감산 규모가 내년 초 글로벌 원유 재고 증가를 완벽하게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도 "하지만 수급 불균형이 더 커지는 우려는 누그러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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